“수신료 돈 잔치… 편법 人事 일삼아”…KBS 방만경영 질타

  • 입력 2004년 10월 18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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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KBS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정연주 KBS 사장이 한숨을 쉬고 있다. -서영수기자
18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KBS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정연주 KBS 사장이 한숨을 쉬고 있다. -서영수기자
18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KBS의 방만 경영을 한목소리로 질타하며 “5월 감사원의 특별감사 이후에도 나아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나라당 최구식(崔球植) 의원 등 14명은 KBS 예산을 국회가 심의하고, 감사원 감사 후 국회가 결산을 승인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수신료로 돈잔치’=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흑자를 내고도 지난 20여년간 정부에 배당금을 주지 않았던 KBS가 세전 이익이 500억원을 넘어야 100%의 성과급을 지급키로 한 임금 및 단체협약을 무시한 채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KBS측은 “지난해 세전이익이 397억원이라 성과급 지급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또 “2002년에만 퇴직금 누진금, 대학 학자금 무상 지급 등으로 350여억원을 사용한 KBS가 현재 법인세 감면 등을 위해 제기한 소송액만 2617억원에 달한다”며 “구조 조정은커녕 세금 돌려받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5월 특감에서 KBS가 2002년 월드컵 특수를 틈타 예비비 109억원을 전용해 특별성과급 215억원을 지급했고, 별 근거 없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81억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禹相虎) 의원은 KBS가 같은 기종의 디지털 방송장비를 구입하면서 MBC EBS보다 비싸게 구입하는 등 국민의 세금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에 따르면 KBS는 일본 소니사의 ENG카메라를 대당 5400만원에 구입해 MBC(4800만원)보다 600만원 더 비싸게 샀다. 전계강도측정기라는 디지털 장비는 대당 7100만원을 줘 MBC(4300만원)보다 2800만원 비싸게 구입했다.

KBS 정연주(鄭淵珠) 사장은 이에 대해 “ENG카메라의 경우 구매 수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제멋대로 인사=고 의원은 “KBS는 2001년 초 전적(轉籍)퇴직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4급 이상 직원 10명을 KBS가 2대 주주인 스카이라이프로 보낸 뒤 이 중 5명을 2002년 말부터 재입사시키는 편법 인사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BS C본부장은 스카이라이프 이사로 일하다 2년 만에 복귀했다.

최 의원은 “KBS 송신·중계소 근무 인력은 165명으로 1개소 평균 8명”이라며 “이는 SBS의 1개소 평균 2명보다 400% 더 많은 것으로 KBS의 유휴인력 현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김재윤(金才允) 의원은 “KBS의 노조 전임자는 25명으로 정부투자기관 관리 기본법상 적정 인원인 6명보다 19명이나 많다”며 “이런 자세로 어떻게 구조조정을 했다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KBS 주요 방만 경영 실태
분야항목내용
성과급 및 격려금 과다 지급노사 임단협에서 정한 지급 기준(세전 이익 500억원 이상)에 미달했으나 성과급 지급 추진
-2002년 예비비 109억원을 전용해 특별성과급 215억원 지급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별 근거없이 특별격려금 81억원 지급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대부분의 정부투자기관이 폐지한 개인연금으로 380억원 지급
목적 불명 보수 지급 등200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이사회에 지급한 각종 보수 10억8000여만원 중 6억4300여만원은 목적이 불분명한 조사연구비
부장급 전문직의 경우 정원 외 인사 73명에게 1인당 평균 1억300만원 지급
방송 장비 구입-일본 소니사의 ENG카메라를 대당 5400만원에 구입해 MBC(4800만원)보다 600만원씩 비싸게 지출
-전계강도측정기라는 디지털 장비를 7100만원에 구입해 MBC(4300만원)보다 대당 2800만원씩 비싸게 지출
인사편법 파견4급 이상 직원 10명을 전적퇴직이란 명분으로 스카이라이프로 보낸 뒤 이 중 5명을 2, 3년 뒤 다시 재입사시킴
인력 과잉송신·중계소 평균 근무 인력 8명. SBS의 경우 평균 2명
노조 전임자 과잉KBS 노조 전임자 25명. 정부가 권고한 KBS 적정 노조 전임자는 6명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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