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파사용 재허가 심사과정에서 방송위원회가 SBS에 대해 제기했던 ‘소유와 경영의 분리’ 논란을 잠재우면서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방송위원회가 3월 중 지상파 DMB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기 때문에 SBS로서는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윤 회장이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난 것뿐 아니라 사장과 보도국 주요 간부들을 교체한 것도 지난해 방송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의 대응에 대한 문책과 함께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이중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하금렬(河今烈) 보도본부장이 SBS 상임상담역으로 옮겨가고 보도국장 정치부장도 물러났다.
방송위는 지난해 재허가 규정에도 없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조건으로 내세워 SBS에 대한 재허가 심사과정에서 결정을 세 차례나 보류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SBS에 대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와 ‘세습 불가’를 요구했다.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도 가세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윤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尹碩敏) SBSi 대표이사가 SBS 비상임 상무급 경영위원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SBS와 MBC가 서로 흠집 내기 식 ‘보도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MBC가 ‘대주주 태영과 SBS의 유착 의혹’을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와 매체비평 프로그램 ‘신강균 뉴스서비스 사실은…’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외부의 비판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SBS 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SBS 관계자는 “윤 회장이 이미 1년 전부터 경영에서 손을 뗄 의사를 비쳤다”며 “재허가 심사과정에서 물러나는 것이 모양이 나쁘다는 의견에 따라 이번 인사까지 미룬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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