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프로는 남자 아나운서가 단독으로 진행하거나 여자 아나운서가 보조 진행자로 나란히 서는 것이 관례였다. 이 같은 틀을 깨고 단독 진행을 맡은 그에 대해 누리꾼들은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 “카리스마 넘친다”며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제작진을 더욱 당황하게 하는 것은 그의 외모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
“방송인으로서 자기 관리를 하지 않은 몸매가 부담스럽다”(‘김미영’)거나 “외모에 대한 자기 관리 부족은 공인으로서 지탄받아 마땅하다”(‘조정민’) 등 여러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금희 씨가 가진 개성과 당당함에 박수를 보낸다”(‘설은정’)는 긍정적 의견도 있지만 제작진에는 외모 논란 자체가 부담스럽다.
최영근 책임 PD는 “진행 방식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외모에 대한 지적은 인신공격”이라며 “한편으로는 방송사들이 여자 진행자의 이미지를 특정 틀로 고정시켜 온 게 아니냐는 반성도 한다”고 말했다.
외국에는 오프라 윈프리 같은 뚱뚱한 여자 진행자도 있고, 일흔이 넘어 얼굴이 쭈글쭈글하거나 임신한 여성 앵커들이 뉴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짧고 발랄한 머리 모양으로 뉴스 진행에 나섰다가 “점잖지 못하다”며 구설에 오른 여자 아나운서도 있다. 한 여성 앵커는 “얼굴이 통통하게 나올까 봐 출산한 지 한 달 뒤부터 하루 한 끼만 먹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아나운서는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수필 ‘촌스러운 아나운서’에서 한때 자신의 외모에 열등감을 가졌으나 곧 ‘나다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 수필의 말미에서 행인의 몸을 침대에 강제로 맞춘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를 예로 든 뒤 “체구에 맞지 않으면 침대를 바꾸는 게 낫다”고 적고 있다.
여전히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맞는 ‘사이즈’만 고집하는 일부 시청자들 때문에 그가 ‘그다움’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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