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면 OK?" 엉터리 영어강사 많다던데…

  • 입력 2005년 2월 17일 18시 41분


영화배우 정진영이 진행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일 엉터리 영어 강사의 불법 취업 실태와 문제점을 파헤칠 계획이다. 사진 제공 SBS
영화배우 정진영이 진행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일 엉터리 영어 강사의 불법 취업 실태와 문제점을 파헤칠 계획이다. 사진 제공 SBS
영어학원을 다니다 보면 실력이 형편없어 보이는 외국인 강사들이 있다. 최근에는 한 외국인 영어강사가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 여자 유혹하는 법’이라는 글을 게재해 외국인 강사의 도덕적 자질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19일 밤 10시55분에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외국인 영어강사들의 불법 취업 실태를 다룬다.

외국인 영어강사의 자격 조건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의 시민으로 4년제 대학 졸업자이다. 학원의 초청으로 취업비자를 받아야 하며 해당 학원 밖에서의 지도 행위는 불법이다.

그러나 백인 강사에 몰리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바람에 불법 강사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들은 브로커를 통해 한 명당 150만원을 주고 불법으로 백인 강사를 채용한다. 알선료는 수강료 인상의 요인이 된다.

무자격자가 강사로 채용되기도 한다. 제작진은 관광비자나 학생비자로, 2년제 칼리지, 혹은 고교를 졸업하고도 위조한 대학졸업장으로 버젓이 강사활동을 하는 외국인 강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은 인터넷의 학위 위조 사이트에서 100∼200달러를 주고 미국의 유명 대학졸업장을 위조한다는 것이다. 학원 수입 이외에도 불법과외를 통해 시간당 5만∼7만 원의 수입을 챙기는 강사들이 있다. 이들은 쉽게 벌어들인 돈으로 동남아 여행을 한다.

제작진은 학생들에게 대마초를 권하거나 수강학생을 성폭행한 강사가 있다는 제보자들의 증언도 내보낼 예정이다.

장경수 PD는 “백인 강사만 선호하는 인종 차별주의와 영어 만능주의, 그리고 당국의 소홀한 감독체계가 빚어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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