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0일 강원 강릉시에서 열린 강릉MBC 주주총회에서 조승필(趙勝必·50) 본사 감사부 위원을 강릉MBC 사장으로 선임하려고 했으나 강릉MBC의 대주주인 최돈웅(崔燉雄) 씨의 반발로 연기됐다. 최 씨는 “본사가 안건조차 제대로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장을 교체하는 주주총회를 개최한 것은 적법 절차에 어긋난다”며 무효를 주장했고, MBC 본사는 이를 받아들여 이달 말 다시 주총을 열기로 했다.
현재 강릉MBC 주식은 MBC 본사가 51%, 최 씨가 49%를 갖고 있다.
현 사장인 김영일(金榮日) 씨는 1년 전 노사합의에 따라 구성된 사장 추천위에서 선임됐다.
강릉MBC 관계자는 “특별한 하자나 교체 사유가 없는데도 2년 이상 임기를 남겨 두고 있는 사장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것에 대해 내부 반발이 심하다”고 말했다.
MBC 본사는 이번 인사에서 19개 지방사 사장 중 2명만 유임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교체하고 있는 중이다.
대구MBC 노조도 최근 성명을 내고 “사장 선임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출근 저지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으며 광주MBC와 전주MBC 등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반발은 ‘개혁’을 내건 최 사장이 ‘사장 추천위 제도’ 등 지방사 사장 선임시스템을 무시하고 지방사의 정서를 반영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지방사의 한 부장급 간부는 “이번 지방사 사장 인사는 본사의 파격 인사에서 밀려난 간부를 배려해주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 같다”며 “지방사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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