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헤딩라인 뉴스’ 코너에서 ‘시사 미술전’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이 패러디는 “한나라 화단 박세일 화백의 ‘수도 상실’이란 작품을 보여 준다”면서 아래와 가슴 부분만 가린 채 발가벗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의 누드그림에 두 의원의 얼굴을 합성해 방송했다.
KBS는 이 장면이 나갈 때 “행정도시특별법 통과에 반대해 의원 직 사퇴서를 제출한 한나라 화단 박세일 화백의 ‘수도 상실’입니다. 국회에서 단식했던 전재희 의원과 박세일 화백 자신의 타는 속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그림을 본 전재희 의원 무척 감동하셨나 봅니다”라는 멘트를 함께 내보냈다. 이어 전 의원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이 그림을 보니 심금을 울립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막으로 표시했다.
전 의원 측은 “저질스러운 방송이어서 상대할 가치도 없다”면서 “KBS의 심의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 측도 “그런 패러디가 방송됐는지 몰랐지만 신경도 안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리꾼(네티즌)들은 이 패러디 사진을 보도한 인터넷 독립신문에 KBS를 비난하는 의견을 여러 건 올렸다.
‘생방송 시사투나잇’ 김현(金顯)PD는 “이 패러디의 원작은 ‘낙원 상실’이라는 명화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콘셉트와 잘 맞아 사용한 것일 뿐”이라며 “명화를 성적 코드와 연결시키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시사 미술전’은 이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빗댄 노무현 대통령의 ‘부총리 창조’, 밀레의 ‘만종’을 패러디한 이헌재(李憲宰) 전 부총리의 ‘전원일기’ 등도 함께 내보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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