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 공방=윤택 김형인 김태현 등 스마일매니아 소속 개그맨 14명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공정 이면계약을 강요한 스마일매니아와 신뢰가 깨져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며 “방송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SBSi, 스마일매니아와 공동 전속계약을 했으나 스마일매니아가 지난해 6∼9월 연기자별로 계약 기간 10∼15년에 계약금은 받지 않는 조건의 이면계약 체결을 요구했다는 것. 윤택은 “계약하지 않으면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겠다고 강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 박승대홀에서 회견을 갖고 “강요 없이 상호 합의에 의해 계약을 했다”며 “그러나 소속 개그맨이 원하는 대로 계약을 수정하겠으며 결별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파장=개그계에선 이번 사태가 언젠가 곪아터질 사안이었다는 분위기다. 스마일매니아 소속이었던 박준형 등 ‘갈갈이 패밀리’도 2003년 비슷한 이유로 박 사장과 결별했다.
한 중견 개그맨은 “출연료 등 수입을 본인 30%, SBSi 35%, 스마일매니아 35%로 나눠 갖는 열악한 상황에서 이면계약까지 한 것에 대해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그계에 불공정 계약이 횡행하는 것은 개그 전문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는 개그맨으로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 스마일매니아 측은 “현재 100명 가까운 개그맨 지망생을 관리하는 데 드는 제반 비용이 월 5000만 원”이라며 “지망생 중 일부가 성공해 수익을 내도 남는 게 없어 계약금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개그맨은 “개그맨은 아이디어 하나에 승부를 걸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 운운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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