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공포영화 ‘부기맨’ 28일 첫선

  • 입력 2005년 7월 21일 03시 10분


가장 안전하고 평안해야 할 집에 가족이 아닌 다른 존재가 있다는

설정은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어야 할 공간에 있는 그 어떤 것은 공포를 불러오고 ‘우리’와 갈등을 일으키며 결국 모종의 파국을 맞는다.

영화 ‘부기맨’ 역시 ‘집 안의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다. ‘전래동요나 민담으로 전해지는 허구의 존재들이 실제로 등장한다면’이라는 설정으로 궁금증을 더했다. 부기맨은 서구에서 떼 쓰는 아이에게 아버지들이 “말 안 듣는 어린이는 와서 잡아 먹는다”고 겁줄 때 인용하는 유령 같은 괴물을 뜻한다. 흔히 “저기 부기맨 온다”는 식으로 말한다고 한다.

팀(배리 잡슨)은 어려서 아버지가 벽장 속으로 끌려들어갔다고 믿어 두려움에 떠는 20대 청년이다. 그러나 어머니와 이웃 사람들은 팀이 아버지의 가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렇게 믿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10여 년 만에 고향에 들른 팀은 어린 시절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옛집을 찾는다. 그리고 뜻밖의 사실에 부닥친다.

겁 많은 아들을 남자답게 키우려던 아버지와 이에 반항하고 싶지만 굴종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묘한 인간관계가 빚어내는 공포가 드러날 법도 하지만 영화는 이런 식의 심리적 숨바꼭질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만다.

결국 ‘부기맨’은 흔한 B급 공포영화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괴물과의 아주 짧은 추격전으로 클라이맥스를 처리하고 만다. 28일 개봉. 15세 이상.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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