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는 23일 “사업신청을 한 5개 컨소시엄의 재정 능력, 경영 및 제작계획의 적정성 등을 심사한 결과 모두 기준점수인 650점(1000점 만점)에 미달해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방송위에 따르면 심사 결과 CBS가 주도하는 굿TV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경인열린방송이 0.6점 차로 1, 2위를 차지했고 한국단자의 나라방송이 3위였다. 휴맥스의 TVK, 영안모자의 경인방송은 4, 5위를 차지했다.
양휘부(梁輝夫·방송위 상임위원) 심사위원장은 “이번 심사는 절대평가였다”며 “신청자 모두 사업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했다”고 선정 무산 사유를 밝혔다. 방송계는 향후 사업자가 최종 선정돼도 이번 무산으로 인한 후유증을 적잖이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컨소시엄 추가 영입=방송위는 이날 추후 공모 일정을 밝히지 않고 “현 방송위원 임기 만료인 5월 9일 전까지 선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선정 때까지 시간이 빠듯하지만 차기 위원회가 예정보다 한두 달 늦게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 현 위원들이 사업자를 정하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기왕에 신청한 5개 컨소시엄 외에 신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 2위 근소한 점수차가 부담?=선정을 앞두고 ‘유찰 확정’ 설이 지난해 말부터 떠돌았다. 노성대(盧成大) 방송위원장이 1월 초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찰되면 임기만료 전까지 꼭 선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유찰을 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방송가에서는 1, 2위 사업자가 기준 점수에서 10점 모자란 640점을 맞아 탈락했지만 기준점인 650점이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반문을 제기한다. 한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 간의 점수차가 0.6점에 불과해 방송위가 한쪽 손을 들어주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방송위로선 유찰 이후 현재의 5개 컨소시엄이 2, 3개의 그랜드 컨소시엄으로 통합돼 좀 더 선택이 쉬워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참가 컨소시엄의 반응=굿TV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방송위 결정은 굿TV를 고의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이라며 “기존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재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V 비노조원의 모임인 iTV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도 “유찰 의혹을 풀기 위해 구체적인 배점표를 공개하라”는 성명을 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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