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현 PD “영상선교로 21세기 대부흥 꿈꿔요”

  • 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안상현 PD는 “‘크리스천 영상미디어센터’를 설립해 기독교 소재의 드라마나 시트콤 등을 만들고 작은 교회나 교인들에게 배포해 기독교 문화를 살찌워 나가는 일을 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안상현 PD는 “‘크리스천 영상미디어센터’를 설립해 기독교 소재의 드라마나 시트콤 등을 만들고 작은 교회나 교인들에게 배포해 기독교 문화를 살찌워 나가는 일을 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요즘 개신교계에서는 다큐멘터리 한 편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기독교방송문화원(KCMC·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이 지난해 10월 제작 배포한 다큐멘터리 ‘평양 대부흥’이 그것. 1907년 평양 대부흥 사건의 100주년을 앞두고 만들어진 40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겪으면서 물질적으로나 영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이 평양 장대현교회에 모여 죄를 회개하고 영적 체험을 통해 변화해 나가면서 민족운동에 기여하는 모습을 역사적 사실대로 보여 준다.

이 다큐멘터리를 담은 DVD 2만여 장이 이미 배포됐고 개신교 케이블TV인 CBS와 CTS에서도 방영됐다. 지금도 개신교 선교 포털사이트인 갓피아(www.GODpia.com)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예배시간에 함께 시청하는 교인이 많다.

서울신학대 4학년 문지선(23) 씨는 “책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경험했던 생생한 이야기로 성령의 역사를 볼 수 있어 감동적”이라면서 “그때의 성령을 나도 나의 삶 한가운데서 사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1907년 대부흥이 일어날 당시의 평양 장대현교회 지도자들. 앞줄 가운데 지팡이 짚고 있는 이가 길선주 장로(나중에 목사가 됨)이고 왼쪽이 마포삼열(새뮤얼 A 마펫·평양신학교 교장) 선교사, 오른쪽이 이길함(그레이엄 리) 담임목사다(왼쪽 사진). 1907년 1월 대부흥이 일어날 당시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열린 남자사경회 모습. 사진 제공 한국기독교방송문화원

이 다큐멘터리는 KCMC의 안상현(37) 대표PD가 서울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디지털사역실이 기획한 내용을 토대로 박용규(총신대 교수) 한국교회사연구소장의 자문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안 PD는 6개월 동안 당시 장대현교회에서 일했던 선교사들의 고향인 캐나다와 미국까지 뛰어다니며 사진을 발굴하고 관련자들을 인터뷰해 100년 전 평양 대부흥을 영상으로 재현했다.

제작팀은 제작과정에서 마포삼열(새뮤얼 A 마펫) 선교사의 아들인 90대의 마삼락(새뮤얼 H 마펫)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를 만나 새벽기도는 선교사가 아니라 한국인 길선주 목사가 주도한 사실 등을 밝혔다.

또 언더우드 목사가 나온 시카고 근교의 뉴브런즈윅 신학교에서 그가 한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만든 한영(韓英) 문법책을 처음 찾아내 다큐멘터리에 담기도 했다. 안 PD는 “대부흥이 100년 전에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이 다큐멘터리는 결론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평양 대부흥’은 영어로도 2000장이 제작돼 19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주사 거리에서 일어난 오순절 부흥 100주년 행사가 열리는 4월 말 현지에 배포된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다니다가 영상 선교에 뜻을 품고 뛰어들어 10년째 이 일을 해온 안 PD는 한국교회들이 영상이나 공연 등 문화선교에 관심이 부족해 오늘날 기독교문화가 궁핍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신교 케이블TV에도 목사님들의 설교나 특강 프로그램만 범람할 뿐 교인들끼리 교감할 수 있는 내용의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없다”며 “다양한 영상물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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