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국 여성이 본 세상…서울여성영화제 4월 6∼14일

  • 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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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개막 10년을 맞는 서울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들여다본 영상 이미지의 향연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지만, 서울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영화제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해마다 90%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보이며 내실 있는 영화제로 평가받아 왔다.

초기에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다 연례행사로 바뀌어 올해가 8회째. 4월 6∼14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 3개관에서 33개국 97편이 상영된다. 회를 거듭하면서, 단지 페미니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만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코드로 문화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임성민 남인영 최선희 김선아 등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작품들 중에서 다섯 작품을 골라 소개한다. 티켓은 홈페이지(www.wffis.or.kr)에서만 예매 가능.

▽‘신경쇠약 직전의 부부’(프랑스)=30대 초반의 마취과 전문의 폰테인은 미인인 데다 남자친구에게 청혼까지 받은 터라 남부러울 것 없다. 그러나 내면은 허무와 쓸쓸함으로 가득하다. 어느 날, 환자로 들어온 필립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으면서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

▽‘날으는 의사 사이카티’(케냐)=정략 결혼 압박을 물리치고 공부를 하러 도시로 떠난 마사이족 소녀 사이카티는 의사 수련을 받는다. 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하고 싶지만,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동료학생들의 질시와 양다리 걸치는 남자친구 때문에 괴로워하던 그녀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고향에 병원을 세운다. 동시대 젊은 여성들의 고민은 어디서나 똑같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

▽‘소똥’(스웨덴)=인도의 여성 환경운동가이자 핵물리학자 반다나 시바의 삶을 중심으로 유전공학과 생명윤리의 문제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감독은 반다나가 운영하는 유기농 농장부터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다국적 연구소까지 샅샅이 취재하면서 미국의 거대 생명공학 회사들의 음모를 드러낸다.


▽‘안토니아스 라인’(네덜란드)=독립적인 여성 안토니아를 중심으로 모녀 4대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그린 가족 연대기. 모계사회에 대해 갖고 있는 여성들의 환상을 영상으로 구현했다.

▽‘제니의 제니’(미국)=사무직 여성 제니의 이혼 후 1년간을 찍은 영화. 제니는 1년 동안 이혼의 상처에서 벗어나 자신을 재발견하고 아이들과 편안한 공동체를 이룬다. 이혼이라는 사건에 굴복하지 않고 여성이나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해 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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