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담당 팀장은 “날짜를 고려하지 못한 실수”라고 했다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2004년 북한 혁명가인 ‘적기가(赤旗歌)’를 내보내 사과했을 때도 “담당자가 ‘적기가’인지 몰랐다”고 했다. 2003년 다큐멘터리 ‘인물현대사’의 편향적 인물 선정에 대한 비판이 거셌을 때도 정연주 사장은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올해 2월 베네수엘라의 좌파 대통령 우고 차베스를 다룬 특집이 그의 부정적 측면을 의도적으로 비켜 간 편향 방송이라는 지적이 나왔을 때도 담당 PD는 오히려 “문제없다”고 맞받았다.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서울 1945년’도 논란을 빚고 있다. 어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장택상 전 수도경찰청장의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 드라마가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폄훼하고 좌편향적 시각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유족들이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런 방송 사례들을 우연한 실수의 연속으로 볼 수는 없다.
마오쩌둥 다큐멘터리가 나가던 날, 노무현 대통령은 국립묘지에서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평소의 지론인 ‘부끄러운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발언을 반복했다. 다시는 불행한 역사,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게 요지였다. 피로써 나라를 지킨 선열들 앞에서 ‘부끄러운 역사’를 강조한 대통령이다.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가 번번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깎아내리는 것도 노 정권 ‘이념 코드’에 사로잡힌 탓 아닌가.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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