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는 5인조 남성그룹 ‘동방신기’ 주연의 극장용 드라마 ‘버케이션’을 28일부터 열흘간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상영한다.
‘버케이션’은 ‘동방신기’ 멤버들이 2주간 휴가를 보내며 각자 겪은 에피소드를 엮은 옴니버스 드라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이들이 출연하는 ‘지구에서 연애 중’(가제)을 9월 30일 개봉할 예정이며 13인조 남성그룹 ‘슈퍼주니어’의 극장용 드라마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음반사들이 TV 드라마와 영화 제작으로 본격적으로 달려가고 있다. 음반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제작사와 기획사들이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처럼 아시아 팬을 가진 아이돌 스타를 내세우면 영상 콘텐츠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만화책, DVD 발매, TV 방영 등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젝스키스’ ‘핑클’의 소속사인 DSP엔터테인먼트는 400여억 원을 들여 SBS 사극 ‘연개소문’을 제작해 대형 외주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는 2005년 1월 SBS ‘세잎클로버’를 시작으로 ‘마이걸’ ‘그 여자’(이상 SBS)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KBS2)를 방영한 바 있다.
DSP는 드라마 제작을 통해 ‘세잎클로버’의 이효리나 ‘사랑도…’에 출연한 ‘SS501’의 멤버 김현중 등 스타급 가수들이 연기자로 진출하는 데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음반제작사의 영상물 진출은 아시아 지역에 한류 바람을 몰고 온 ‘겨울연가’가 기폭제가 됐다. ‘겨울연가’는 팬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음반사로는 처음으로 2002년 제작한 드라마. 팬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방영권과 DVD 판매 등을 통해 일본에서만 100억여 원의 수입을 올렸고 지금은 음반보다 드라마 제작사로 입지를 굳혔다.
음반 제작사들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나가는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도레미미디어 김원중 대표이사는 “가수가 노래만 잘한다고 인기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음반제작사도 음반만 잘 만들어서는 운영이 어렵다”며 “음반과 영상 콘텐츠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반사들이 앞 다퉈 드라마 제작사로 나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팬엔터테인먼트 윤고운 홍보팀장은 “‘겨울연가’ 이후 음반사들이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나서면서 배우 작가 연출자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 끝에 이들의 몸값이 오르면서 제작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사현 MBC 드라마국장도 “영상 제작의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외주 제작사의 증가가 드라마 작품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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