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 ‘鄭사장 외압’ 폭로 논란

  • 입력 2006년 8월 3일 03시 01분


정연주 KBS 사장이 ‘KBS 스페셜’의 양극화 시리즈와 관련해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최민희 당시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의견을 구하라는 압력을 제작진에게 넣었다고 현직 PD가 2일 주장했다.

‘KBS 스페셜’의 박복용 PD는 이날 오전 KBS 사내전산망에 글을 올려 “지난해 9월 말 정 사장이 신관 8층 화장실 옆에서 일부 간부들에게 ‘양극화 시리즈’와 관련해 김기식, 최민희 씨의 자문을 통해 제작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후 두 사람을 포함한 운동가들을 모아 놓고 제작진이 장시간 강의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PD는 “김 씨가 (내가 제작한) ‘KBS 스페셜-이해충돌 일자리 위기, 자본은 왜 파업하는가’에도 참여연대와 관련된 부분을 (사실과 다르다며) 방송하지 말 것을 회사 측에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KBS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 “KBS 이사로 거론되고 있는 김 씨는 추천을 고사해야 한다”며 “제작 자율성 원칙을 훼손한 정 사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씨는 “KBS에서 먼저 자문 제의가 왔으며, ‘이해 충돌’ 프로그램의 경우 사실이 아닌 부분을 밝혔을 뿐”이라며 “KBS 이사도 타천으로 올라 있어 내가 이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다른 선약 때문에 KBS 자문 모임에는 10여 분 있었다”고 밝혔다.

‘KBS 스페셜’ 제작팀은 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정 사장이 김 씨 등을 언급한 것은 지시가 아니라 의견 제시의 수준이었다”며 “김 씨가 사실과 다른 방송이 나가면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해 스페셜팀 PD들과 토론을 거친 뒤 박 PD의 의견대로 프로그램이 방영됐을 뿐 로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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