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의 박복용 PD는 이날 오전 KBS 사내전산망에 글을 올려 “지난해 9월 말 정 사장이 신관 8층 화장실 옆에서 일부 간부들에게 ‘양극화 시리즈’와 관련해 김기식, 최민희 씨의 자문을 통해 제작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후 두 사람을 포함한 운동가들을 모아 놓고 제작진이 장시간 강의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PD는 “김 씨가 (내가 제작한) ‘KBS 스페셜-이해충돌 일자리 위기, 자본은 왜 파업하는가’에도 참여연대와 관련된 부분을 (사실과 다르다며) 방송하지 말 것을 회사 측에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KBS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 “KBS 이사로 거론되고 있는 김 씨는 추천을 고사해야 한다”며 “제작 자율성 원칙을 훼손한 정 사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씨는 “KBS에서 먼저 자문 제의가 왔으며, ‘이해 충돌’ 프로그램의 경우 사실이 아닌 부분을 밝혔을 뿐”이라며 “KBS 이사도 타천으로 올라 있어 내가 이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다른 선약 때문에 KBS 자문 모임에는 10여 분 있었다”고 밝혔다.
‘KBS 스페셜’ 제작팀은 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정 사장이 김 씨 등을 언급한 것은 지시가 아니라 의견 제시의 수준이었다”며 “김 씨가 사실과 다른 방송이 나가면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해 스페셜팀 PD들과 토론을 거친 뒤 박 PD의 의견대로 프로그램이 방영됐을 뿐 로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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