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고 덤벼봤자…"
MBC 새 주말극 '누나'(토일 오후 7시 50분)의 12일 첫 방영을 앞두고 KBS와 MBC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누나'의 연출자인 오경훈 PD는 7일 제작발표회에서 KBS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토일 오후 7시 55분)의 높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독약을 많이 친 드라마가 다수인데 '누나'는 다르다"고 답했다. 이는 '소문난…'이 불륜과 혼전임신 등 자극적 소재를 다룬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식 KBS 드라마2팀장은 "MBC가 3년을 쭉 (주말극 시청률 경쟁에서) 지기만 하더니 독을 품은 모양"이라며 "'소문난…'이 시청률 30%를 넘겨 애를 써도 뒤집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문난…'의 연출자 배경수 PD도 "우리 드라마의 인기요소인 코믹설정을 '독'으로 분석했다면 오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활 패턴의 변화로 주말 8시 드라마의 비중과 위상이 예전과는 다르지만 양 방송사 모두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인식한다. 역대 드라마 시청률 10위 중 5개 작품(KBS '첫사랑' '젊은이의 양지' MBC '사랑이 뭐길래' '그대 그리고 나' '아들과 딸')이 주말극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시청률 쟁탈전은 2004년 3월부터 균형이 깨졌다. 당시 KBS '애정의 조건'(평균시청률 26.3%·AGB닐슨미디어 기준)이 MBC '장미의 전쟁'(12.5%)을 앞지른 뒤 KBS는 줄곧 우위를 차지했고 MBC 작품들은 시청률 10%대를 면치 못했다.
MBC 김사현 드라마국장은 "회사가 '누나'에 사활을 걸고 작가와 제작진, 캐스팅에 아낌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KBS 배 PD도 "'누나'를 의식해 '소문난…'의 스토리 진행을 빠르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남원상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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