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영웅을 좋아해.’ 할리우드는 영웅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내놓는다. 이번엔 그 무대가 바다다. 11월 2일 개봉하는 영화 ‘가디언’은 태풍 카트리나 이후 미국 사회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해상 구조대를 소재로 했다. 군대도 경찰도 꼼짝 못하던 뉴올리언스에서 해상 구조대는 3만 3000명을 구해냈다.
전설적인 구조대원 벤 랜달(케빈 코스트너)은 구조대원 훈련소의 교관으로 가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학생 중 제이크 피셔(애슈턴 커처)는 수영 챔피언 출신으로 자신만만함을 넘어 오만하지만 벤은 그를 더욱 강하게 채찍질한다. 우여곡절 끝에 훈련을 마친 제이크는 벤과 함께 일하게 된다.
전형적인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의 영웅담이다. 대신, 이번엔 영웅의 전설이 계승되는 과정에 무게중심이 실렸다. 고집 센 ‘올드 히어로’와 건방진 ‘영 히어로’는 대립하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후배는 선배의 전설을 이어받는다. 물론 영 히어로의 사랑 얘기, 50%가 탈락한다는 혹독한 훈련 과정도 양념으로 들어간다.
윤리 교과서에서 읽은 듯한 말들이 나오는 전형적인 스토리로 2시간 18분을 이어가다 보니 지루한 감이 있다. 인상적인 것은 거친 바다를 재현한 구조 장면. 290만 L의 물을 채울 수 있는 물탱크와 인공파도를 만들어 찍었다는데 실감이 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성 팬을 위한 배려로 가득한 애슈턴 커처의 바람직한 몸매는 보너스다. 12세 이상.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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