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특집기획]데뷔 10년 새 신랑된 류진 “최지우와 스캔들 진실은…”

  • 입력 2006년 11월 3일 11시 41분


★ 호텔리어 꿈 접고 연기자 류진으로…

전공은 관광경영학. 호텔리어의 꿈을 접고 연기자의 길로 접어든 것은 지인이 우연히 SBS에 원서를 내주면서 부터다. 별다른 준비 없이 탤런트 공채에 턱 하니 붙는 행운을 누렸지만 ‘이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한 것은 탤런트 염정아와 부부로 출연했던 KBS 일일드라마 ‘해뜨고 달뜨고’에서 ‘연기 몰입’을 처음 느꼈던 순간부터다.

“당시 이창훈 선배와 극중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는 신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끝없이 샘솟더군요. 그때 ‘이것이 진정한 연기의 맛이구나’라는 것을 첫 경험했죠. 그때부터 ‘목숨 걸고 이 길을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최지우와의 ‘아찔’ 스캔들 & 잇단 캐스팅에 ‘빽 있나’ 오해도

그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스캔들의 상대는 ‘한류스타’로 우뚝 선 탤런트 최지우.

1999년작 KBS 드라마 ‘유정’에서 최지우의 상대역으로 등장했던 류진은 당시 자동차신 촬영 중에 여배우를 태우고 돌연 잠적해 세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눈이 초롱초롱해진 기자에게 류진은 “전 지금도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라고 잠시 놀리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99년 당시에는 스틱 차량 협찬도 많았어요. 운전이 서툴렀던 제가 유턴을 하지 못해서 계속 앞으로만 내달린 거죠. 그때 최지우씨는 지금처럼은 아니었지만 인지도가 있었고, 전 생판 신인이었으니까 국내외 기자들의 빗발치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해프닝일 뿐이었는데 모르쇠로 일관해 괜히 ‘뭐가 있는 양’ 보여지고 싶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최지우씨와의 스캔들보다 드라마 촬영 도중 크게 다쳤던 것이 더 기억에 남네요. 치료하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했거든요. 하지만, 이후 SBS ‘로맨스’ 주연으로 바로 캐스팅 되면서 필모그래피를 제대로 쌓게됐죠. 당시 감독님과 작가님은 제 평생의 은인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훤칠한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SBS 공채 동기 중 제일 순탄한 연기자의 길을 밟고 있는 있는 류진. 빠른 성장세에 주변의 질투나 시기는 없었는지 궁금했다.

“전 말 그대로 행운아였죠. 공채 시험 때도 경력란에 백지를 내고 시험관이 시켜도 ‘할 게 없는데요’라고 당당히 말하고, 그렇다고 창의적으로 개인기를 개발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기수들 중에 제일 순탄하게 단계를 밟아서 올라간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남들이 볼 때 ‘빽이나 끈이 있는거냐’ ‘매니저를 잘 만난거냐’ 말할 수 있었을 거에요. 하지만 결단코 단 한명의 인맥이나 여타의 배경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죠.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 엄청난 행운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10년지기’ 김명민과의 무전여행

하지만, 그에게도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고 싶은 시기가 있었다. KBS 2TV 에서 방영한 미니시리즈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 캐스팅이 엎어졌던 1998년도가 바로 그 때다.

“많은 준비를 하고 10번 넘게 오디션을 본 끝에 힘겹게 캐스팅이 됐습니다. 당시 출연 배우였던 채림씨, 박용하씨, 김소연씨와 모두 인사까지 나눴는데 다음날 캐스팅이 잘린 거에요. 드라마에서는 그런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대학 졸업 직후 연기에 대한 열정이 크지 않던 저에게는 정말 포기하고 싶은 충격적인 계기였습니다. 괴로운 마음에 홀로 경포대 바닷가를 미친 듯이 헤매고 돌아다녔는데 평일 낮시간임에도 정말 많은 백수들이 방황하고 있더군요. IMF에 괴로워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내가 힘든 것은 별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불멸의 이순신’으로 각종 상을 휩쓴 탤런트 김명민과는 공채 동기이자 ‘10년지기’ 우정을 진~하게 지켜가고 있는 절친한 사이다.

“명민이는 신인시절부터 참 열심히 활동했어요. 소모임을 만들어 연극도 하고, 방송국에 눈인사도 다니고…. 힘들 때 제 낡은 중고차를 끌고 무작정 동반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단무지를 몰래 담아와 한동안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농가에서 일을 해주고 잠자리를 얻으면서 20일 동안 철저히 폐인이 됐죠. 하지만, ‘재워주십시요’ 하면, 밥도 주시고 고기도 주시는 순박한 분들을 보면서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여행이 됐어요.”

두 사람의 ‘10년지기’ 우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명민의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가장 먼저 찾아와 기뻐해준 친구가 류진이었고, 류진의 결혼식에는 영화와 드라마 동시 스케줄로 숨가쁜 김명민이 사회자를 자처했다.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통해 ‘늦깎이 스타’로 올라선 동기 전노민(본명 전재룡)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재룡이형은 요즘엔 급이 달라졌어요. ‘선생님’으로 부르던 김보연씨와 결혼한 뒤로는 ‘선생님’을 ‘형수님’이라고 불러도 될지. ‘형’을 예전처럼 ‘형’이라고 불러도 될지 고민이 되요. 예의를 갖춰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니까요.(웃음)”

★ 6년 순애보 지킨 그녀와 ‘인생 제2막’

그의 아리따운 신부는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근무중인 6살 연하 이혜선(27)씨. 6년 열애기간 동안 외부에 철저히 교제 사실을 숨겨왔고, 결혼식 또한 일찌감치 비공개로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류진은 “없다… 없다… 했던 게 벌써 6년이 됐네요. 애인의 존재를 공개하는 것이 이상한 세상이 아니지만 남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어색해하고 힘들어하는 그녀를 위해 그렇게 해주고 싶었어요.”라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일찌감치 공개했으면 어떨까 생각도 들어요. 이상형에 대한 질문에 여자친구를 기준으로 항상 대답하긴 하지만, 괜한 거짓말을 계속해야 하는 게 마음이 안 좋았거든요. 아예 처음부터 공개 했다면 더 아껴주고 보호해 줄 수 있었을텐데…”

매끈한 외모 때문에 ‘바람둥이’ 의심도 받았을 법한 그에게 6년간의 순애보라니. 처음 결혼 소식을 접했을 때 기자는 믿을 수(?) 없었다.

“‘바람둥이’요? 기분 나쁘지는 않네요. 바람을 안 피면 되는 것이지, 바람둥이 같아 보인다는 말은 듣기 나쁘지 않은데요. 제가 B형이라 그런가요?(웃음)”

오히려 ‘얼음왕자’ 같은 외모 덕분에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서려다 보니 아줌마 성격이 되어버렸다는 그에게 예비신부는 ‘어디 가서 그러지 말라’고 만류하기 바쁘다는데…. 그가 화려한 싱글을 털고 행복한 더블을 결심한 진짜 이유는 무얼까?

“배용준씨, 장동건씨, 정우성씨 등 특히 잘 나가시는 분들 위주로 노총각이 많은 연예계지만 부모님께 자식들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시기가 됐고, 잘 챙겨주지 못해 오해 할 수 있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더 이상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식을 이틀 앞둔 예비신랑 류진의 마음은 ‘두 근 반, 세 근 반’이다.

“결혼식도 신혼살림도 드라마에서 많이 해봐서 별다른 두려움 없겠지 생각했는데 실제로 코앞에 다가오니까 굉장히 떨리네요. 과연 주례선생님 앞에 똑바로 걸어갈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에요. 인생의 전환점이자 만인 앞에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의식인데 정말 잘해내야 할 텐데요.”

★ 첫키스보다 더 짜릿했던 첫뽀뽀

그녀와의 첫키스의 추억을 묻자 첫 뽀뽀가 더 강렬하게 기억 남았다고 옛기억을 더듬는다.

“제가 극중에서만 ‘짝사랑 전문배우’가 아니라 실제로도 짝사랑 실패를 많이 했어요. 군대까지 다녀와도 여자 한번 제대로 사귀어 본적이 없었죠. 여자들이 유머러스한 남자를 좋아하지 냉랭해 보이는 저는 불편했나 봐요. 그래서 처음 여자친구를 만나고는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작정했죠. 세 번째 만났을 때인가요? 집에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기습 뽀뽀를 날렸는데 ‘왜이래’ 하면서 볼을 슬며시 들이미는 그녀의 느낌이 너무 짜릿했어요.”

프로포즈는 결혼식 이틀전인데 아직도 못했단다. “‘사실 너에게 매일 프로포즈 하고 있어’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기는 했는데, 지금 여자친구 마음이 울적한 상태에요. 프로포즈 안 하면 여자들이 평생 마음에 묻고 한이 된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결혼 후에는 천천히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싶다고. “하늘에서 너무 오래 일을 했으니까 땅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비행 생활은 본인에게도 2세에게도 안 좋을 것 같거든요.”

류진 개인이 생각하는 결혼으로 인한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무얼까?

“정신적으로 많은 의지가 될 것 같고,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도 책임감이 생길 것 같아요. 일단은 좋은 대본 파트너가 되어줄 것 같네요.(웃음) 단지 결혼한 류진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이 틀려질까 마음에 걸립니다. 이제는 젊음이 아닌 진정한 실력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 때 라는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오는데요.”

★ 지난 10년은 ‘기초공사’, Restart! 10년

류진은 지난 10년의 연기생활을 ‘기초공사’와 같았다고 한마디로 요약했다.

“지난 10년은 연기를 하는 마음가짐과 인간관계의 기반을 다진 ‘기초 공사’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10년은 그 관계들이 완성되어 나가는 시간이 되겠죠. 좀더 깊이 생각하고,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에요. 10년간 성실히 기초를 다졌으니 이젠 제대로 출발해봐야죠.”

★ 동아닷컴에 한마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동아닷컴이나 저. 겉으로는 많이 변해도 초심을 잃지 않기를…. 앞으로 공이 두 개 더 붙어 1000주년까지 승승장구하셔서 제가 죽어 다시 태어나도 함께 할 수 있는 정보창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유나 스포츠동아 기자 lyn@donga.com

사진=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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