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
부모님이 아직 영화를 못 보셨는데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 같아요. 동성애가 아직 한국에서는 민감한 소재니까…. 그래도 요새 ‘왕의 남자’나 ‘브로크백 마운틴’처럼 동성애를 다룬 좋은 영화들이 나와서 거부감은 많이 없어진 것 같은데. 편견을 버리고 따뜻하게 봐 주세요.
정사 장면요? 진하죠. 그런데 전 첫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에서 여배우와 베드신을 연기했거든요. 오히려 그때보다 편했어요. 여배우랑 하면 아무래도 더 떨리고 긴장돼요. 남자들끼리야 몸이 다 거기서 거긴데요, 뭘. 하하. 원래 수민 역이 탐났는데 감독님이 사이즈 때문에 안 된다고 하셨어요. 재민이가 더 커서 수민을 안아 주는 느낌이 나야 했거든요.
영화가 ‘신파’라고들 하는데, 전 신파라서 더 좋아요. 요새 TV나 영화에 나오는 사랑들이 너무 ‘쿨’하잖아요. 진부하고 신파적인 사랑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져요. 원래 사랑이 신파 아닌가요?
■ 이영훈
촬영 전에 ‘로드무비’나 ‘퀴어 애즈 포크’ 같이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을 많이 봤고요. 영화 속에 게이 호스트바 장면이 나오는데 서울에 몇 군데 있다고 해서 실제 가서 보고 싶었지만 저희가 저예산이라 제작 여건상 그렇게는 못했어요. 그 장면이 충격적이지만 거기 나오는 마담(물론 남자)이 너무 웃겨서 많이들 웃으세요.
베드신 찍을 땐 처음엔 ‘어휴, 남자끼리 어떻게 해’ 그랬는데 막상 해 보니 편했어요. 남자끼리는 목욕탕도 자주 가고 하는 데 뭐 창피할 거 있나요? 오히려 어려웠던 점은 겨울에 찍어서 추위와 싸워야 했던 것이에요. 영화에 한강 다리(마포대교)를 차 타고 지나며 동료의 유골을 뿌리는 장면이 나오는 데 그게 슬프고 멋있게 나오지만 너무 추워서 눈물이 말라 버릴 정도였답니다. 다행히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있으니 고생한 보람이 있어요.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뒤 바로 팬 카페가 생기고 벌써 팬 미팅 행사가 열릴 정도죠. 작은 영화라 개봉관을 많이는 못 잡겠지만 장기 상영돼서 많은 분이 봤으면 좋겠어요.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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