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미자와 지PD의 다이어리
30대 직장 여성들의 얘기를 다룬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스크린으로 옮겨지면서 32세 백수 노처녀 최미자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녀와 애정 관계를 형성하는 방송사 PD인 지현우(일명 지PD), 그녀의 세 할머니(영옥, 승현, 혜옥)와 친구들(윤아, 지영) 등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그렸다. 같은 날 개봉하는 화제작이 많아 걱정될 법도 하지만 두 사람, 히든카드를 쥐고 있는 듯 당당하다. 그 카드는 바로 30대 백수 노처녀의 적나라한 묘사. 혼자 있을 때 겨드랑이 털 뽑기, 침 발라 머리 정돈하기, 두통을 느낄 때까지 잠자기 등 말만 들어도 노처녀스럽다.
“미자가 방바닥을 긁으며 ‘아, 날고 싶다’라고 말하는데 진짜 적나라하지 않아요? 실현 가능성은 없지만 오늘도 마음속으로 판타지를 꿈꾸며 살아가는 여자들…. 미자는 지금까지 제가 했던 역할 중에서 나랑 가장 많이 닮은 것 같아요.”(예)
“요새 여성분들 일 욕심 많잖아요. 그래서 다들 늦게 결혼하는 분위기고 사회적으로 능력 되는 분이 많아져서 연하남과의 연애도 유행처럼 번지고…. 저도 연상녀 문제없어요. 실제로 네 살 연상의 누나를 사귀어본 적도 있고요.”(지)
○ 예지원과 지현우의 다이어리
지현우는 ‘누나’들의 총애를 받는 남자 연예인이자 ‘연상녀-연하남’의 남성 대표로 꼽힌다. “아휴∼. 30대 여성들 지PD 같은 남자 못 만나서 안달 났죠. 키 크고 얼굴 작은 미남이 ‘누나’라고 부른다고 생각해봐요. 지PD 같은 남자 만나는 게 30대 여성들에겐 최고의 판타지죠.”(예)
영화 ‘대한민국 헌법 1조’, ‘귀여워’ 등을 통해 예쁘지만 특이한 역을 맡아온 예지원, 이번이 두 번째 영화라는 지현우에겐 흥행의 부담도 없는 것 같다. 그저 “지원 누나는 그 당당함 때문에 여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며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얘는, 나야말로 어린 꽃미남 후배와 엮여서 회춘하잖니”…. 닭살이 끝을 모른 채 피어난다. 마지막 닭살 결정타는 예지원이 날렸다.
“이러다 진짜 ‘올드미스’되면 어쩌죠? 아냐, 미자처럼 되면 어때요? 늘 긍정적으로 사는 미자 역을 맡다 보니 저도 얼마나 밝아졌는지 몰라요. 눈 찢어진 것도 지PD랑 닮았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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