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스펀지’ 코너는 시청자가 생활 속에서 발견한 정보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매주 3편 방영한다. 위 문제의 답은 새우깡. 문제를 낸 시청자 김경렬 씨는 동영상에서 “친구들과 장난 삼아 과자를 컵라면에 섞어 먹다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문가(분식점 주인)의 라면에 대한 평가를 듣는 과정도 촬영했다. ‘스펀지’의 박정미 PD는 “다른 동영상 중에는 제보자가 이 코너의 ‘실험맨’처럼 흰 연구복을 입고 찍은 것도 있어 재치와 열정에 제작진이 탄복했다”고 말했다.
UCC 바람을 타고 시청자들의 방송 참여 방식도 달라졌다. 엽서에 애틋한 사연을 적어 보내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엽기발랄 동영상 UCC가 시청자 참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프 스펀지’의 경우 일주일에 평균 100여 건의 UCC가 접수된다.
MBC 정찬형 라디오본부장은 “깨알 같은 글씨로 쓴 엽서나 편지를 보며 울고 웃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상이 많이 변했다”며 “엽서는 삶과 사람의 냄새를 풍겼던 데 비해 동영상 UCC는 순간의 재치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채널도 시청자 동영상 UCC를 다양하게 내보내고 있다. 케이블 채널 tvN ‘박명수의 단무지’(목요일 밤 12시)는 ‘시청자 동영상 대결’ 코너에서 누리꾼이 응모한 동영상 중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21일에는 전경들이 가수 아유미의 ‘큐티하니’에 맞춰 코믹 댄스를 추는 동영상이 웃음을 자아냈다. UCC 제작 수준도 높아 실사 화면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개똥차’ 같은 동영상이 오기도 한다. 이 코너에는 하루 5∼10건의 동영상 UCC가 들어온다.
다음 달 13일 처음 방영하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토요일 오후 5시 30분)도 동영상 UCC 코너를 신설할 예정. 최근 파일럿(시험) 프로그램에서는 팔꿈치를 앞으로 접어 달걀을 깨고 물을 따르는 ‘팔꿈치 격파왕’ 김우형 군의 동영상을 내보냈다.
KBS2 ‘개그콘서트’(일요일 오후 8시 55분)의 ‘마빡이’ 시청자 동영상은 이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 중 하나. 마빡이 동작을 기묘하게 흉내낸 시청자 동영상이 ‘원조 마빡이’ 정종철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방송사들이 동영상을 프로그램에 반영한 것은 비디오카메라가 대중화된 1990년대부터였다. 그러나 동영상 UCC는 비디오에 비해 제작이나 전달 과정이 간편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한 테이프를 소포로 부쳐야 했던 것에 비해 UCC는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뒤 파일을 만들어 방송사에 e메일로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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