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전국 530만 관객을 기록한 ‘조폭마누라’, 5년 만에 3편까지 개봉하게 됐다. 전작들과 다른 ‘조폭마누라3’의 세 가지 특징을 소개한다.
▽‘마누라’는 없고 ‘S라인 조폭’만=전작에서 주인공 차은진(신은경)은 ‘조폭’이자 ‘마누라’였다면 3편 주인공 임아령(수치·舒淇)은 엄밀히 말해 조폭도, 마누라도 아니다. 그냥 홍콩의 유력 조직 ‘화백련’ 보스의 외동딸일 뿐이다. 조직 간의 이권 다툼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아령은 엄마의 나라 한국으로 피신하고 동방파 ‘넘버3’ 기철(이범수)과 그의 일당이 그녀를 돌봐 준다. 다만 그냥 외동딸이라기엔 칼솜씨나 싸움 기술이 화려하다. 이른바 ‘준조폭’ 정도가 어울릴 듯하다. 그녀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보이시함 속의 섹시함. 마냥 터프하기만 하던 차은진과는 달리 두꺼운 입술, 호리호리한 몸매 등 터프함 속에 여성성을 녹였다.
▽옌볜 처녀의 힘=이 영화의 숨은 공신은 엉터리 통역사인 옌볜 처녀 연화. 평소 오락 프로그램 패널로만 여겨진 현영은 이 영화에서 적시 적소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역할을 한다. 처음엔 기철 일당에 기가 눌려 벌벌 떨며 통역하지만 후에 아령의 실체를 안 기철이 알아서 기자 연화 역시 기세등등하게 호령한다.
▽어색한 조폭들=전작과 달리 이 영화는 아령과 기철의 사랑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그렇게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이 갑자기 서로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설정은 다소 비약이다. 여기에 기철의 부하인 꽁치(오지호)는 고향이 서울인지 전라도인지 모를 정도로 사투리가 불분명하고 조폭들이 나누는 대화에선 여성비하적 발언이 상당수다. 사실 이 영화는 ‘조폭마누라3’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전작과 공통점이 없는, 오히려 ‘어색한 조폭들’ 이란 다른 제목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영화가 아닐까.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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