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관객도 소중하다”… 김기덕 감독 발언 번복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1000만 관객 시대라지만 997만 명의 반토막 애정보다 3만 명의 온전한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해 영화 ‘시간’의 시사회에서 “(관객 20만 명이 들지 않으면) 한국에서 다시 개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김기덕(사진) 감독이 14번째 영화 ‘숨’의 촬영지인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이 영화를 배급사 스폰지를 통해 국내 개봉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는 “‘시간’의 관객이 3만 명밖에 안 됐지만 저예산 영화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한 것이니까 내겐 그 3만 명이 20만 명”이라며 “몇 안 되는 극장에 발품을 팔아 와 주신 분들이 최고 관객”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말에 책임을 못 진다는 비난도 있겠지만 소중한 관객을 알게 됐다”며 “예술영화가 사장되는 마당에 나까지 뒷걸음질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한 게 아니라 딱 한 번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숨’은 자살을 시도한 사형수와 그를 사랑하는 여성, 그의 남편의 얘기로 박지아 하정우와 대만 배우 장전(張震)이 출연한다. 별도의 투자 없이 김 감독 영화의 해외수익금 2억5000만 원으로 제작되고 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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