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임수정-이나영…전문가가 꼽은 200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 입력 2007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200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는 누구일까. 한국 영화계에는 시대마다 세 명의 또래 여배우가 경쟁하는 여배우 트로이카 체제가 있다. 1960년대 문희 남정임 윤정희, 1970년대는 장미희 유지인 정윤희가 있었고 1980년대의 원미경 이보희 이미숙을 지나 1990년대 초는 심혜진 강수연 최진실, 1990년대 후반에는 전도연 심은하 고소영이 트로이카를 형성했다. ‘여배우 기근’ 현상이 지적됐던 2000년대 초반 이 같은 체제가 무너지는 듯했지만 최근 30대 여배우들의 눈부신 활약과 20대 여배우들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누가 트로이카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영화계가 생각하는 2000년대 한국 여배우 트로이카를 조사했다. 배우 캐스팅에 영향력을 가진 제작자, 배우의 관객 동원 능력을 중시하는 마케터(홍보대행사 대표), 연기력에 민감한 평론가 등 총 30명에게 설문했다. 이영애 전도연 등 30대 여배우도 많지만 1990년대 후반의 트로이카와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장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20대 여배우로 대상을 한정했다.》

연기력과 스타 파워, 여배우로서의 매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달라는 설문에 손예진 임수정 이나영(득표 순)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총 11명이 거론된 가운데 이들 세 명이 65%를 차지했다.

손예진이 총 90표(설문대상자 30명이 3명씩 추천) 중 26표를 획득해 1위. 평론가와 마케터는 각 10명 중 9명이 그를 선택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나 ‘외출’에서의 멜로 연기뿐 아니라 ‘작업의 정석’에서의 코믹 연기와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이혼녀의 내면 연기로 여성 안티 팬까지 끌어안은 결과로 풀이된다. ‘유부녀와 미혼 여성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유일한 20대 여배우’(마켓 인피니티 이윤정 실장)라는 평가가 눈에 띄었다. 출연작 대부분이 150만∼200만 명의 관객이 들어 흥행 성적도 안정적.

임수정은 원톱 여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한 ‘각설탕’에 이어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보였으며 허진호 감독의 ‘행복’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김지운 박찬욱 허진호 등 작가주의 감독의 영화에 주로 출연하는 등 ‘작품 선택에 남다른 심미안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독특한 분위기에 ‘길들여지지 않은 매력’(평론가 이상용)을 가진 이나영은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여배우.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영화 ‘아는 여자’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탔으나 출연작 중 관객 100만 명이 넘은 영화는 없었다. 그러나 작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313만 명)의 흥행 성공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줬다.

누리꾼들에 의해 2000년대 트로이카로 자주 꼽히던 강혜정과 문근영이 제외된 것은 의외의 결과. 강혜정의 경우 ‘좋은 배우임에는 틀림없지만 너무 연기력으로만 조명받아 시대의 아이콘이라 하기엔…’ ‘호불호가 분명히 나뉜다’는 의견이 있었다. 문근영의 경우 ‘아직 검증됐다고 하긴 이르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밖에 ‘전지현-글로벌 스타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LJ필름 이승재 대표) ‘하지원-멜로나 코미디뿐 아니라 액션도 소화 가능한 여배우’(평론가 김봉석) ‘수애-왕년의 전도연을 보는 느낌’(스튜디오2.0 김승범 대표) 등의 의견도 있었다.

설문 대상자의 직업군에 따라 여배우 선호도가 다른 것도 흥미롭다. 수애는 특히 제작자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흥행을 중시하는 마케터들은 문근영을, 평론가들은 강혜정을 좋아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설문에 응해 주신 분들

제작자 김미희(싸이더스FNH) 심재명(MK픽처스) 이승재(LJ필름) 이유진(영화사 집) 임승용(시오필름) 정승혜(영화사 아침) 최용배(청어람) 조민환(나비픽쳐스) 김승범(스튜디오2.0) 김민기(화인웍스)

홍보대행사 대표 채윤희(올댓시네마) 윤숙희(젊은기획) 이보라(오락실) 이선희(래핑보아) 유순미(유쾌한 확성기) 김광현(하늘) 이윤정(마켓 인피니티) 신유경(영화인) 김민지(에이엠시네마) 조옥경(숲)

평론가 김영진 강유정 김봉석 황영미 황진미 정지욱 이상용 남다은 김시무 심영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