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방극장 왕좌를 놓고 MBC가 화제는 몰았지만 시청률은 사극을 편성한 KBS와 SBS가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 호응과 시청률은 반비례?
MBC는 ‘하얀거탑’ 후속작으로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가 연출하고 문정혁이 출연하는 ‘케세라세라’를 편성했으나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했다. ‘케세라세라’는 17일 첫방송에서 8.8%(TNS미디어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반면 KBS 1TV ‘대조영’은 21.7%, SBS TV ‘연개소문’은 19.0%로 평소 수준의 시청률을 보였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하얀거탑’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1월 6일 첫방송에서 12.2%로 시작해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으나 드라마 최종회 주간을 제외하고는 ‘대조영’과 ‘연개소문’의 아성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주간 시청률 20위권에 포함된 것도 마지막 2주뿐이었다.
지난해 ‘꼬라지 하고는’ ‘이봐 어린이들’ 등의 유행어를 낳은 ‘환상의 커플’도 시청률만 보면 ‘하얀거탑’의 추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극은 특성상 한번 흐름을 타면 시청률에 큰 변동이 없다.
‘대조영’은 지난해 9월 16일 첫방송에서 11.9%로 출발해 방영 4주 만에 20%대 시청률에 접어들었다. 이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오가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연개소문’은 지난해 7월 8일 22.2%의 시청률로 시작해 지금껏 큰 사고없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는 중장년층의 조용하고 꾸준한 본방송 시청과 젊은 층의 재방송 시청 혹은 인터넷을 활용한 다시보기 등이 수치상의 갭을 형성한 것이다.
▲MBC의 의도는?
‘사극’이 효자라는 건 ‘주몽’으로 재미를 본 MBC가 더 잘 안다. 하지만 그동안 주말밤 MBC의 편성을 보면 젊은 층을 노린 흔적이 보인다.
‘하얀거탑’은 드라마와 가깝지 않은 젊은 남성팬까지 TV로 끌어들였고 앞서 방영된 ‘환상의 커플’, ‘발칙한 여자들’은 10, 20대와 30대 젊은 주부층을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케세라세라’도 문정혁을 내세워 젊은 세대를 노리고 있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시청률로 보면 사극을 선호하는 중장년을 위한 편성이 맞지만 MBC는 잇달아 전혀 다른 성격의 드라마를 내놓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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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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