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복지회 창단식부터 ‘삐그덕’

  • 입력 2007년 3월 28일 16시 42분


연예인들의 복지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한국대중문화예술인 복지회가 창단식부터 불협화음을 빚었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체리홀에서 열린 창단식에는 정준호, 김건모, 김정은, 신동엽 등 연예계 분야별 회장을 비롯해 구봉서, 이순재, 송해, 최불암, 임희춘, 남성남, 남철 등 원로부터 류시원, 안재욱, 차태현, 홍경민, 김원희 등 젊은 대중문화예술 종사자들까지 1000여명이 집결해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공식 행사 직후 탤런트 김을동이 단상에 올라 “안내 책자에 보면 노조위원장과 복지회장 겸직이 불가능한데 어떻게 된거냐”며 방송연기자 노조위원장이자 복지회 창단을 이끈 이경호 회장을 겨냥하면서 행사는 뒤숭숭해졌다.

김을동은 “총회 한 번 거치지 않고 이런 행사를 열었는데 팜플렛을 보니 의문점이 생겨 이 자리에 올랐다”며 “이경호 위원장은 빠른 시일내에 총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주최 측이 마이크를 껐지만 김을동은 취재진을 모아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일부 원로 연기자들이 “잔칫날 왜 재를 뿌리냐”며 혀를 차고 후배 연예인들은 싸움을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

잠시 뒤 노조위에 출마하려다 무산된 한 여성 회원은 이경호 회장에게 “자체 건물도 없이 무슨 복지냐”고 성토했고 이 회장은 “술 드셨느냐”고 맞서면서 행사는 거칠어졌다.

김을동이 나서 “(발언할) 기회가 없어서 이런 것이다. 그동안 말을 못했을 뿐 (복지회에) 의구심이 들어 제가 미련하게 총대를 멨다”며 “이건 정치적으로 이용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몇몇 정치인이 참석했다.

앞서 복지회 이경호 회장은 “일부 스타급 연예인을 제외하면 대다수 연예인들은 한국 근로자 평균임금보다 낮은 월소득에 4대보험, 퇴직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평생 대중예술인으로 활동하다 아무런 복지혜택도 못받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복지회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개그맨분과 대표 신동엽은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어려운 분들게 도움을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고 원로 코미디언 임희춘은 “어떤 일이라도 협조할 테니 열심히 하라”며 어깨를 다독였다.

복지회는 기금마련을 통해 불우한 대중문화예술인의 생계비, 학자금을 지원하고 대외 봉사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을동은 “발족보다 투명한 운영이 중요하다”며 기금 마련과 집행에 대한 감사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화보] 한국대중문화예술인 복지회 창단식 현장

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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