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부공보관인 김진숙(43·여·사법시험 32회) 검사는 2일 검찰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로스'에 실은 글에서 MBC 월화드라마 '히트'에 대해 "드라마라도 극적 구성을 위해 리얼리티를 희생하는 것은 그다지 세련된 기법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검사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구성된 합동수사본부에서 차수경 경위(고현정 분)가 수사를 주도하고 경찰관이 검사(하정우 분)의 지휘를 거부하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김 검사는 "아무리 초임 검사일지라도 검사는 검사"라며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 1항 등을 소개했다.
이어 "차 경위가 회의를 주재하고, 검사는 보조적으로 수사현장에 따라다니며 오히려 팀장의 지휘를 받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면서 "특별수사본부를 검·경 합동으로 구성한 이상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고 검사가 보조적으로 따라다니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첫 회에 등장한 헬리콥터를 이용한 조직폭력배 추격 장면에 대해서도 "기관 홍보를 위한 국가예산 낭비가 아니고 단순한 컴퓨터그래픽이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우회적으로 경찰을 비판했다.
이 글에 대해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 청장은 "드라마를 직접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반응할 것 있겠느냐"며 "드라마는 드라마로,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드라마의 비현실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감정이 녹아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청장은 "전혀 상관없다고 본다"며 검· 경간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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