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박경림(29)의 결혼 발표 기자회견은 처음부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행사에서 예비 신랑 박정훈 씨가 ‘첫번째 게스트’로 등장했고 행사 막판에는 김장훈, 이기찬이 참석해 여느 토크쇼 못지않은 입담이 터져 나왔다. 반면 취재진에게는 쏟아지는 기사거리로 웃으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박경림은 “그동안 19번의 스캔들을 겪었다”며 “여자 연예인들은 다 서운해 한다. (이)수영이를 비롯해 주변에서는 ‘네가 가면 어떻하냐. 마지막 보루였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몇몇 작가분들도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더 좋은 분들을 만날 거다. 시기만 다를 뿐이다”며 “작년 이맘때만 되도 내가 결혼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일이나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7월에 만나고 9월에 본격적으로 사귀게 됐다. 여러분보다 못한 저도 간다”고 ‘승자의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 “첫키스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요.”
두 사람은 첫 데이트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이들은 영화를 관람하고 박경림의 두 조카와 함께 저녁을 먹은 후 박경림의 집에서 오붓하게 보드게임을 즐겼다. 때마침 박경림의 부모님이 예상보다 하루 빨리 집에 들어와 뜻하지 않게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게 됐다.
박경림은 “정말 작전 잘 짜지 않았습니까”라며 예비신랑을 옆에 두고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두 사람의 첫 키스는 그로부터 열흘 뒤 ‘힘겹게’ 성사됐다.
박경림은 “차안에서 뽀뽀하고 싶어 하는 눈치가 들었다. 안전벨트를 매만지고 안 내리더라”며 “그래도 내가 여잔데 ‘뽀뽀합시다’ 이럴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정훈 씨가 타야할) 버스가 와서 보내려 하는데 차 문을 열면서 볼에 뽀뽀를 했다”고 밝혔다. 이미 박 씨의 얼굴은 홍당무가 된 상황이었다.
박경림의 입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다음에도 (정훈 씨가) 벨트를 확인하면서 머뭇거렸어요. (입술에) 뽀뽀를 안 하고 볼에 하려길래 제가 잡았어요. 누가 덮친 게 아닙니다.”
이에 박 씨는 “차 안이라 옆에 있으니 (키스하기) 불편했다. 볼에 하고 갔는데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입에) 했다”고 마지못해 답했다.
[화보]‘7월의 신부’ 되는 박경림‥결혼 발표 기자회견 생생현장
● “저를 흠모했던 모든 분들 죄송합니다”
평소 조인성을 이상형으로 꼽은 박경림은 “실제 조인성 씨랑 셋이 밥을 먹었다. 인성이가 정훈 씨 손을 잡으며 좋은 일 하시는 것이라며 손을 잡아줬다”고 말했다.
박수홍을 비롯해 MBC 오상진 아나운서까지 자칭 19번의 스캔들이 났다는 그는 “주위의 관심인 것 같다. 저를 흠모했던 연예인, 시청자분들이 많을 것이다. 죄송하다”며 고개숙여 인사했다.
특히 박수홍에게는 “저를 친동생 이상으로 생각해줬고 저의 결혼을 책임져주셨다”며 “오빠처럼 나를 보내지만 얼마나 속이 탈까. 이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서 각자의 삶을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박수홍은 “제가 5분 정도 늦은 이유는 친동생 같은 박경림 결혼한다니 잠을 설쳤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기찬도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뒤 “ 친구를 잃는다는 느낌도 들고 경림이가 결혼을 한다는 게 믿겨지지 않아. 너무 기쁘고 시원섭섭하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함께 참석한 김장훈은 “기찬이가 멍하니 하늘을 보는 게 많이 서운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자는 남자가 보면 안다. 정훈 씨는 강직한 스타일로 경림이가 꼼짝 못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결혼식장에 현금지급기라도 준비하겠다”
연예계 마당발인 박경림은 “신라호텔과 합의해서 명예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현금지급기를 열개 정도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뿌린 축의금을 확실하게 받아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셈.
신용카드로 축의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사실 운동장이나 회관에서 결혼하고 싶었다. 일단 한여름이라 빈축을 살 것 같기도 하고 예상인원이 천명을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식도 올리지 않았지만 2세 계획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박 씨는 “둘 또는 셋 이상 낳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딸을 낳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림을 닮은 딸이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또 살림은 박 씨의 월급으로 꾸려가고 재테크는 박경림이 버는 돈으로 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KBS 2TV 미혼 남녀 맞선 프로그램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줘’의 진행자와 출연자로 처음 만나 교제해온 두 사람은 오는 7월15일 낮 12시 같은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결혼한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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