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빛 스크린 속으로…‘그리스&EU 영화제’

  • 입력 2007년 5월 17일 03시 00분


제60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국내에선 유럽 영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 오늘부터 31일까지 고전 포함 10편 상영

먼저 17∼3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www.kfcenter.or.kr)에선 ‘그리스 걸작 10선 특별영화제’가 열린다. 주한 그리스대사관이 직접 기획한 이 영화제에선 그리스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할 수 있는 대표작 10선이 상영된다.

훗날 그리스 문화장관까지 지낸 멜리나 메르쿠리 주연의 ‘일요일은 참으세요’(1960년)와 그리스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리스인 조르바’(1968년), 서정적 영화문법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영원과 하루’(1998년)와 같은 영화사의 고전들은 영화 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투표로 가장 인기 있는 그리스 영화로 꼽힌 ‘렘베티코’(1983년)와 그리스 영화계를 부활시켰다는 평을 받은 ‘터치 오브 스파이스’(2003년) 등 그리스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으나 한국 관객에겐 다소 낯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렘베티코’는 ‘그리스의 블루스’라 불리는 전통음악 렘베티코 음악에 그리스 현대사를 농축시킨 작품.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향신료가 담뿍 들어간 요리에 사랑과 슬픔을 녹여 낸 달콤 쌉싸래한 영화다. 아쉬운 점은 그리스 출신의 명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의 영화가 빠졌다는 것. 이는 그의 영화가 대부분 해외에서 제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의 02-3789-5600

○ 25일부터 31일까지 2000년대 작품 위주

25∼31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www.cinematheque.seoul.kr)에선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연합(EU) 소속 11개국 10편의 영화를 맛볼 수 있는 ‘EU영화제’가 열린다. 2002년부터 시작된 이 영화제의 올해 주제는 ‘경계를 넘어서’다. 상이한 민족과 문화로 구성된 EU 소속 국가들의 상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2000년대 작품들을 선정했다.

개막작은 독일 울리 가울케 감독의 다큐멘터리 ‘꿈의 동지들’(2006년)이다. 북한을 비롯해 인도 남부, 부르키나파소, 미국 중서부 시골마을 등 세계 영화계 주변부의 작고 허름한 영화관에서 필름을 상영하는 영사 기사들의 삶에서 ‘영화만세’의 만화경을 담아 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관타나모로 가는 길’과 ‘웰컴 투 사라예보’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의 영국 영화 ‘24시간 파티 피플’(2002년)이다. 이 영화는 1980년대 포스트펑크 음악의 본거지였던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조이 디비전’ ‘뉴오더’ ‘해피먼데이’ 등 영국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밴드와 이들을 배출한 음반 레이블 ‘팩터리 레코드’의 흥망성쇠를 몽환적 화면에 그려냈다.

이 밖에 주연 여배우 나탈리 베이에게 세자르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프랑스영화 ‘신참경찰’(2005년), 대조적 성격의 두 남녀 배우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이탈리아-독일 합작영화 ‘내가 원하는 삶’(2004년), 평범한 인물의 비범한 연쇄살인을 그린 스페인 영화 ‘반복되는 나날들’(2003년), 체코영화제 대상을 받은 마르틴 슐리크 감독의 ‘태양의 도시(2005년)’ 등이 상영된다. 문의 02-741-9782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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