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송혜교 ‘하지원에 라이벌 의식 느껴’

  • 입력 2007년 5월 23일 18시 37분


'청순가련 황진이' 송혜교가 '카리스마 황진이' 하지원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꼈음을 시인했다.

송혜교는 23일 오후2시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황진이'(감독 장윤현, 제작 씨네2000·씨즈엔터테인먼트)의 시사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하지원 주연 드라마 '황진이'가 제작된다고 했을 때 솔직히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작가 홍석중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황진이'는 종 '놈이'(유지태)와 '황진이'의 사랑을 통해 계급과 신분을 뛰어넘는 강한 여인상을 그려낸 시대극. '눈물의 여왕' '순수함의 대명사' 송혜교가 치맛 폭에 남자를 쥐락펴락 하는 희대의 요부 '황진이'로 변신해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영화에는 익히 알려진 뇌쇄적인 팜므파탈 '황진이'의 면모 보다는 질곡진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여인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노출 수위로 팬들의 관심을 모은 송혜교의 러브신은 직접적인 '행위'보다는 '분위기'에 집중, 클로즈업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그녀만의 감정선을 표현했다.

송혜교는 "저 또한 드라마 '황진이'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긴장한 게 사실이다. 영화 촬영과 겹쳐 전편을 다 챙겨보진 못했지만 중간 중간 시간 될때마다 시청했다"며 "오히려 드라마를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고 안도했다.

이어 "드라마는 예인이자 기생 '황진이'의 화려함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면 우리는 '황진이'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했다"면서 "워낙 우리 영화와 얘기하는 바가 달라 별다른 걱정을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송혜교는 또 "그동안 '황진이'가 워낙 화려한 기생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우리까지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며 "우리와 똑같이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가족을 걱정하는 인간적인 황진이의 면모가 바로 우리 영화의 매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대한 시나리오를 보고 느낀대로 제 안의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송혜교는 "지난해 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만큼 그 열정을 관객들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며 설레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고혹적인 송혜교의 '황진이'는 돌아온 녹색 괴물 '슈렉3'와 6월6일 당당히 맞붙는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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