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파더’ 실제 주인공 에런 베이츠 인터뷰

  • 입력 2007년 9월 3일 19시 01분


코멘트
2일 오후 7시 인천국제공항, 영화 '마이 파더'의 실제 주인공 애런 베이츠(34) 씨는 9개월 된 아들 네이던의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양부모인 베이츠 씨 부부와 함께 나타났다. "부모님께 저희 아버지를 소개하고 같이 영화도 보려고요."

서울로 향하는 차 안에서 얘기를 나눴다. 가장 궁금했던 질문부터 꺼냈다. 어떻게 그를 친아버지로 받아들일 수 있었냐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게 되죠. 저희 부모님 보세요. 피가 안 섞였지만 정말 저를 사랑하시죠." 그러나 그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양부모에겐 친딸 한 명과 한국에서 입양한 세 남매가 있다. 친딸도 결혼해 터키와 러시아 아이를 입양했다. "나무에 다른 가지를 접목하면 나무가 더 잘 자라서 아름다운 과실을 맺죠. 그게 '입양'이라고 생각해요."(어머니)

영화에선 상처받은 어린 주인공이 노란 페인트를 머리에 칠하지만, 애런은 "나는 스포츠를 잘해 인기가 많았고 좋은 이웃들에 둘러싸여 살았다"고 했다. 부모는 그가 어릴 때부터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렸고 피부색이나 인종은 중요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교육시켰다. 그러나 그는 친부모가 궁금했다. 동행한 친구 김소영 씨(미군 복무 시절 룸메이트)는 "입양아들이 친부모를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말했다.

애런은 다음날 면회 가서 아버지에게 보여줄 가족사진을 갖고 왔다. 기자에게도 보여주며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내'와 아들을 자랑했다. 그에겐 '가족'과 '사랑'이 인생의 전부다.

그는 영화 주인공인 다니엘 헤니에 대해 "배용준보다 인기가 많냐"고 물었고 헤니의 사진을 보며 "제대로 골랐다"며 웃었다. "영화에 부모님도 나온다"고 말하자 어머니가 하는 말. "그럼 내 역할은 앤젤리나 졸리?"

이 사랑스런 모자를 바라보다가 어머니에게 헤니와 아들 중 누가 더 잘생겼냐고 물었다. 애런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엄마, 사랑해요!" 베키 씨는 아들을 가리켰다. '피보다 진한 그 무엇'으로 연결된 모자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