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디 워’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심형래 감독은 흥행에 대해 우려와 자신감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심 감독은 “같은 기간에 300여 개의 영화와 경쟁해야 해 걱정이 된다”면서도 “미국 최대 극장체인 회사 중 하나인 AMC와 할리우드의 상징적인 극장인 ‘차이니스’ 극장에도 걸릴 정도로 주목을 받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개봉 스크린 수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필름 프린트를 요청한 극장이 1500개가 넘었다”고 밝혔다.
심 감독은 또한 “소니픽처스, 유니버설픽처스, 20세기폭스 등 세 회사가 ‘디 워’의 2차 판권인 DVD 계약을 모두 요청해 와 한 달간 논의 끝에 지난달 30일 소니픽처스와 계약했다”며 “미국은 DVD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영화 수입의 2.5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의 흥행 성공은 애국주의와 인간 심형래에 대한 호감 등 영화 외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 만큼 해외 흥행이 어려울 거라는 비판적 전망에 대해 그는 “소니픽처스가 바보인가. 작품 경쟁력 없이 단지 애국주의 마케팅만으로 성공했다면 거대 할리우드 영화사가 굳이 사겠나”라고 반박했다.
‘디 워’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그는 “영화를 칭찬하고 비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 만큼 모두 수용할 수 있지만 한국 평단의 평이 가장 짜다. 일본 평론가는 ‘트랜스포머’보다 낫다고 하더라”며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논쟁 과정에서 ‘충무로’와 벌어진 ‘틈’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옛날 ‘티라노의 발톱’부터 ‘디 워’까지 충무로 스태프가 참여하지 않은 것이 없다. 왜 충무로랑 나눠서 대립 관계를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관객의 힘”이라며 “눈물나게 고맙고, 표현할 단어를 찾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영구아트무비의 차기작은 ‘라스트 갓 파더’(가제). 말런 브랜도의 사생아인 ‘영구’가 대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코믹하게 그릴 예정이다. 고인이 된 말런 브랜도는 영구아트무비가 자랑하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 부활한다. ‘영구’로 복귀하는 심 감독은 “내 특기인 슬랩스틱 코미디를 제대로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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