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 감독, 황금사자상 두번 안다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2분


베니스영화제 ‘색, 계’로 영예… 남녀주연상 피트-블란쳇

대만 출신 리안(李安) 감독이 8일 폐막한 제6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색(色), 계(戒)’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는 2005년 미국 카우보이의 동성애를 다룬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어 이 영화제에서 두 차례 같은 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베니스 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로 손꼽힌다.

리 감독은 7월 타계한 스웨덴의 잉마르 베리만 감독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그는 “이 영화를 찍을 때 베리만 감독을 만났는데 그가 어머니처럼 자신을 안아 주었다”며 “그 포옹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영화의 수호자인 여러분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색, 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점령한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스릴러로, ‘무간도’의 량차오웨이(梁朝偉)와 미스 베이징 출신의 신인 탕웨이가 출연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감독상은 이라크전쟁을 다룬 영화 ‘리댁티드’의 브라이언 드 팔마가 받았다. 남녀 주연상은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에서 전설적 총잡이 제시 제임스 역을 맡은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와 음유시인 밥 딜런의 일생을 다룬 토드 헤인스 감독의 ‘나는 거기 없다’에서 7명의 밥 딜런 역 중 하나를 열연한 호주 출신의 케이트 블란쳇에게 돌아갔다. 두 배우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영화 시사회 때문에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브래드 피트는 “이렇게 인정을 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며 연기에 대한 앤젤리나 졸리의 따끔한 충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편 메인 경쟁 부문 ‘베네치아 64’와 별도로 새로운 경향의 세계 영화를 소개하는 ‘오리촌티’ 부문에 초청받은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는 본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과 리나 만지아카프레상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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