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방송사와 방송 종사자가 주도해 온 폐쇄형TV를, 시청자가 참여해 자유롭게 이용하는 개방형TV로 바꾸자는 것이 이른바 ‘TV 2.0’ 선언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들은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 대해 “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시청자가 일방적 소통의 대상에서 능동적 주체로 전례 없이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미디어 환경은 1995년 케이블TV가 등장한 이후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가 2002년 3월 등장했고, 2005년 5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인 ‘TU미디어’, 지난해부터 하나로텔레콤과 KT의 인터넷(IP)TV 서비스가 차례로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다매체, 다(多)채널 시대가 열리면 시청자들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다매체 환경에서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 시청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거나 미디어를 활용하는 일도 쉬워질 듯합니다.
TV 2.0 선언도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미디어의 종합적 융합이 이뤄지는’ 미디어 환경의 근본적 변화에 주목한 결과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새 미디어들이 안착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적잖은 장애가 있습니다. 우선 지상파 방송 재송신이 허용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서비스 시작 3년 가까이 지나서야 모든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할 수 있었습니다. 2005년 시작한 TU미디어는 가입자가 120만 명에 이르지만 아직 지상파 방송을 보내지 못합니다. 법제화가 답보 상태인 IPTV 사업도 이 문제가 큰 난관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상파 방송이 재송신 허용과 관련해 난색을 표시하는 것은 새로운 미디어의 성장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마침 오늘은 방송위원회가 TU미디어에 MBC방송의 재송신을 허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날입니다. ‘열린 TV의 적(敵)’들이 누구인지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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