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며느리 전성시대’ 좌충우돌 커플 김지훈-이수경 인터뷰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어이구, 눈 퀭한 거봐 힘들었구먼. 우리 둘리! 어, 여기 밥풀 묻었네.” 입가에 밥풀을 묻힌 채 시어머니에게 혼나는 며느리(이수경), 그걸 손으로 떼어 내 맛있다고 먹는 아들(김지훈). 이 상황을 지켜보는 시어머니(윤여정)는 ‘환장’하고 시아버지(박인환)는 아들에게 “맛있냐?”며 입맛을 다신다. 7일 방영된 KBS 주말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는 장충동 ‘뚱땡이 할매 족발집’에 세상 물정 모르는 며느리가 시집오며 벌어지는 고부갈등을 유쾌하게 그려 냈다. 시청률도 30%대를 눈앞에 두고 있어(AGB닐슨 조사 최고 시청률 26.8%) ‘전성시대’를 예감하게 한다. 이 드라마의 일등공신은 팔불출 아들 ‘복수’와 천방지축 며느리 ‘미진’. 주말마다 철없고 능청스러운 행동으로 배꼽 잡게 만드는 김지훈(26)과 이수경(25)을 각각 촬영장과 분장실에서 만났다.》

고부사이 낀 아들 둘 사이 오가는 박쥐가 되어야죠

○ 팔불출 아들 김지훈

4일 만난 김지훈의 이날 촬영분은 장모님 생신에 처갓집에서 자고 온 것이 발단이 돼 어머니에게 꼬투리 잡히는 장면이었다.

물론 복수가 처음부터 어머니의 속을 박박 긁었던 것은 아니다. 결혼 전에는 할머니(김을동)와 싸우다 가출한 어머니(윤여정)를 달래며 찜질방에서 밤을 새우던 효자였다. 그도 “복수가 결혼을 하더니 약간 바보가 됐다. 어머니에게 늘 ‘팔불출’이란 말을 듣고 산다”며 웃었다. “그래도 요즘 같은 세상에 재래식 집에 들어와 아침밥 차리는 집안이 어디 있어요. 이런 집에 시집온 미진에게 미안하기 때문에 마음이 기우는 건 이해가 가죠.”

아직 미혼인 그는 “미진이는 비록 자기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지만 순수해서 그런 것”이라며 “여성스럽고 완벽한 스타일보다 미진이처럼 빈틈 보이는 인물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듯하면서 선 굵은 외모의 김지훈은 드라마 ‘러빙유’ ‘얼마나 좋길래’ ‘꽃 찾으러 왔단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려온 데뷔 6년차 배우다.

하지만 나오는 드라마마다 시청률이 저조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드라마와 함께 ‘뜨고 있는’ 그는 “요즘 식당에 가면 아줌마들이 이것저것 늘 챙겨 준다”며 인기를 실감 중이다.

이제까진 새댁 미진이의 실수담이 유쾌하게 그려졌다면 앞으로는 커리어우먼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집안일을 놓고 심하게 대립할 예정이다.

실제 어머니와 아내의 사이에 낀 복수의 처지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박쥐가 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머니에겐 알랑방귀 뀌고 아내에게는 몰래 기분 풀어 주고….”

실은 전형적 A형 어르신들 말씀 웬만하면 들어요

○ 천방지축 며느리 이수경

“요새 어딜 가도 ‘며느리 왔다’며 반겨 주세요. 특히 아주머니들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걱정된대요.”

족발집 새댁이자 의류회사 커리어우먼 미진 역을 맡은 탤런트 이수경. 그녀의 극중 별명은 언제부터 ‘둘리’가 됐다. “말썽 피우려고 한 게 아닌데 둘리는 어딜 가나 소동을 일으키잖아요. 저도 원래 안 그랬는데 실수하는 횟수가 늘면서 그렇게 붙여졌어요.”

결혼은 35세쯤으로 느지막이 잡아 놓은 그녀에게 좌충우돌 시집살이 연기는 무척 힘들다. 그래서 촬영장에서 그녀는 ‘NG 대왕’으로 통한다.

“공감도 안 가고 첫날밤 연기가 쑥스러웠어요. 카메라 감독님은 제가 NG 프로그램에 하도 많이 나가니까 NG 내고 표정 관리하라 그러시고…. 저한테 NG 프로그램에서 출연료 안 준대요?”

모 항공사 광고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녀는 드라마 ‘알게 될 거야’ ‘소울메이트’ ‘하늘이시여’ 등에 출연하며 공주부터 푼수까지 연기 폭을 넓혀 왔다. 올 12월 개봉 예정인 스릴러 영화 ‘가면’에서는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지고지순한 네일리스트 역을 맡았다.

일과 사랑, 가정 그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감정과 주관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미진과 달리 그녀는 소심한 A형의 전형이다. 쾌활하고 당돌해 보여도 어른들에게 입바른 소리는 절대로 못하겠단다. 그녀가 말하는 고부간의 갈등 해결법도 극중 미진보다는 실제 그녀다웠다. “저는 어르신들 말씀이 틀린 게 없다고 봐요. 다 저희 잘되라고 하는 말씀이잖아요. 이거 아니면 죽는다 싶을 정도의 일이 아니라면 어른들 말 들어야죠.”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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