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미국에 가면 다들 힘들 거라고 해서 걱정도 많았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고 승산이 있다고 봤어요. 예상보다 ‘시기’가 빨라졌을 뿐이죠.”
국내에서 가창력을 인정받고 3장의 앨범까지 냈지만 그의 눈은 이미 ‘세계’로 향했다. 반대로 보면 미국 진출은 그동안의 성(城)을 허물고 다시 쌓는 셈이다. 겉으로 보기엔 2005년에 데뷔해 2년여 만에 빅리그 진출이지만 데뷔전 5년의 연습생 시절이 있었다.
“다시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어차피 한번 해봤던 거니까 어렵진 않았다”며 여유를 부렸다.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 때문일까.
“사실 저는 많이 약하고 상처도 잘 받아요. 1집 나오기 전까지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힙합이나 알앤비 등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미국에 가면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11월 뉴욕으로 건너가 언어와 문화부터 배웠다. 스승인 박진영과 함께 뛰는 조기축구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임정희는 “살을 빼는 목적보다 마음의 결심 차원에서 뛰었다”며 “홍일점으로 뛰었지만 진영 오빠가 ‘가수는 심장이 터질 정도로 심장을 단련시켜야 음이 안 흔들린다’고 했다. 볼을 따라다니다 보면 의지와 상관없이 승부욕이 생겼다”고 말했다.
●‘송곳니’ 감추고 ‘새 이빨’ 보인 3집 앨범
‘단련된 심장’으로 내놓은 앨범이 이번 3집 ‘Before I go J-Lim’이다. 미국 진출을 도운 박진영과 미국 힙합계의 거성 아웃캐스트가 타이틀곡에 피처링을 하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전보다 호소력은 줄었지만 힙합 냄새가 곳곳에서 풍긴다. 주무기를 감추고 새로 익힌 ‘변화구’를 선보인 느낌이다.
임정희는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음악이 잘되기보다 한두 가지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빵(시장)이 다양하고 크기도 크지만 우리는 시장이 작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거리의 디바’에서 ‘세계의 디바’를 앞둔 그는 “달라진 건 아직 잘 모르겠다.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며 수줍은 표정을 보였다.
이어 “마냥 기뻐하고 여기서 만족하기보다 돌아가서 연습해야 한다. 한국에서 앨범 내는 것도 이렇게 어려웠는데 미국에서의 활동은 2, 3배의 집중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분홍색 CD재킷을 꼭 쥐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TV] ‘美 진출’ 임정희 “박진영과 조기축구로 심장 단련”
[화보]미국 진출 앞둔 가수 임정희 3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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