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색, 계’는 1942년 상하이를 배경으로 연극을 전공한 중국인 소녀가 일본군 협력자를 암살하기 위해 스파이가 되가는 내용.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등으로 유명한 이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주연을 맡은 톱스타 양조위와 신예 탕웨이의 실제 같은 ‘파격 베드신’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특히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탕웨이는 1979년생 미스 베이징 출신으로 스크린 데뷔작에서 신인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농도 짙은 러브신을 대담히 소화해내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는 외모로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2007년 주목할 만한 10대 유망 배우’에 뽑혔다.
탕웨이는 “제가 연기한 ‘왕치아즈’는 모든 여배우들이 한번쯤 꿈꾸는 역할”이라며 “첫 영화인데 배우로서 제가 이루고 싶은 걸 도와준 감독님께 감사하다. 감독님은 제 마음 속에 숨겨져 있던 여러 가지 것들을 하나씩 깨뜨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안 감독은 “영화의 역사적 배경이 일제 강점기라 중국어 권 외에 한국에서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7년 전 ‘와호장룡’을 들고 왔었는데 또 다른 작품으로 한국을 다시 방문해 기쁘다. 전 대만 출신이라 한국과는 형제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된 ‘강렬한 정사 장면’에 대해 “중년이 되니 그동안 표현 못했던 걸 경험하고 싶어졌다. 전작 ‘브로크백 마운틴’에 비해 색에 중점을 둬 훨씬 노골적”이라면서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낭만적이고 잡히지 않는 사랑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게 있어 두 영화는 자매 같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처음엔 굉장히 쑥스러웠지만 많은 리허설을 거치면서 감독님이 동선 하나하나 세밀하게 정해줬다”며 “두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으로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육체로 전달했다. 초반부에 이를 촬영해 후반부가 더욱 돋보였다”고 밝혔다.
또 “11일간 촬영하면서 매번 처음 작업하는 것처럼 새로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는 탕웨이는 “제게 있어 소중한 기회이고 이 장면 영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역할에만 몰입했다”고 말해 프로다운 모습을 나타냈다.
●“양조위와 작업은 내 꿈”…“양조위는 내 롤 모델”
한편 이안 감독과 탕웨이는 이날 차기작 촬영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불참한 주연배우 양조위에 대해 한 목소리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안 감독은 “양조위와 꼭 한번 작업하고 싶었다. 이번에 제 꿈이 이루어졌다”며 “그가 분한 ‘이’는 여배우에 비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었지만 그 한계 속에도 최고치를 이끌어냈다. 지금껏 양조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탕웨이 역시 “처음 양조위를 봤을 때 상냥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면서 “한 번도 절 신인으로 대하지 않았고 항상 편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도록 격려했다. 진정한 배우가 어떤 것인지 배우의 자세를 배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덧붙여 “처음 영화를 보는 내내 저 사람이 내가 알고 있던 양조위가 맞나 의심했다”는 탕웨이는 “그가 악역도 처음이었지만 얼굴 표정이나 말투까지 평상시의 느낌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지난 28일 2박3일의 일정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안 감독과 탕웨이는 공식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 각종 홍보 활동을 마치고 오는 30일 출국한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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