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 아무래도 결혼시켜야 할 것 같다. 결혼을 하고도 학부형이 됐을 법한 배우 김혜수(37)가 아이만 보면 자기도 모르게 엄마로 몰입(?)한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영화 '열한번째 엄마'(감독 김진성, 제작 씨스타 픽쳐스)에서 엄마로 변신한 김혜수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된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함께 출연한 아역배우 김영찬(13) 군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김혜수는 "처음에 영찬이를 의도적으로 안 보려고 했다. 거칠고 험악하고 때로는 욕도 하는 연기를 해야하는데 보면 마음이 약해지기 때문"이라며 "촬영하면서 제 아이 같은 느낌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영화 '분홍신'에서도 아이가 이뻐서 문득 엄마가 되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며 "동네에서 제 또래나 저보다 어린 엄마들이 아기를 데리고 나오면 같이 놀다가 어느덧 '우리 애기~' 이러고 있는다"고 말했다.
'열한번째 엄마'는 계절마다 새 엄마가 생기는 재수(김영찬)의 집에 찾아온 11번째 엄마와 재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05년 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 2년여 만에 빛을 본 영화.
김혜수의 애엄마 역할이 한두번은 아니다.
배우 경력 22년이 말해주듯 20대 초반부터 엄마 역을 맡아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모성애'가 남다르다.
그는 "20대에는 상상력에 의존해 연기했지만 이제는 한 해 한 해 다르다. 주변에서 아이 낳으며 사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며 곁에 앉은 영찬 군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한편 이날 김혜수는 '자발적'인 캐스팅 과정도 공개했다.
김혜수는 "사실 저에게 들어온 시나리오가 아니라 우연히 읽다가 너무 좋아서 다른 배우를 염두해두지 않았다면 내가 하면 어떻겠느냐고 먼저 나섰다"고 말했다. 극중 김혜수와 김영찬을 폭행하는 '냉혈한 가장' 류승룡과 황정민, 김지영 등도 자발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혀왔다.
능동적인 출연 배경은 배우로서의 변신보다 사회적인 메시지 전달이 더 큰 몫을 차지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 내용이 맴돌 뿐 아니라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에 어렵고 소외된 분들이 많은데 그들도 분명 사랑하면서 살테고요. 제가 시나리오를 읽을 때처럼 뭔가 일깨우고 환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실제 봉사활동보다 더 효과가 있었으면 해요."
개봉은 11월 29일.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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