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넷의 ‘별순검’, 채널CGV의 ‘8일’, OCN ‘메디컬 기방 영화관’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자체 제작 드라마가 그 주인공들이다. 세 작품 모두 대형 스타는 없지만 차별화된 내용으로 흥행에 자신하고 있다.
●시청률 대박 MBC드라마넷 ‘별순검’
지난달 13일부터 전파를 탄 ‘별순검’은 1%만 넘어도 ‘성공’으로 통하는 케이블 시청률에서 3%를 돌파했다.
지상파 방송 당시 시청률이 나빠 중도하차했으나 마니아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다시 제작에 불이 붙었고 그 결과 ‘대박’을 터뜨린 것.
이는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닌 사건의 조각들을 흩어놓고 등장인물들이 퍼즐을 짜맞추는 구조와 조선시대 수사기록서를 인용한 과학수사기법이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큰집(지상파)에서 쫓겨난 ‘별순검’은 케이블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내년 1월 베트남 방송을 앞두고 있고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과 이탈리아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MBC드라마넷 관계자는 “한류스타 없이 콘텐츠만으로 승부하고 있고 케이블에서 직접 판매에 나선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규모 40억 드라마 채널CGV ‘8일’
채널CGV는 역대 케이블TV 제작비로는 최고액인 편당 4억 원을 투입해 10부작 TV영화 ‘8일’을 오는 17일부터 내보낸다.
‘한성별곡’, ‘이산’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조선시대 정조의 모습 중 고작 8일만 담았지만 개혁세력과 보수세력 간의 암투를 치열하게 담았다. 엑기스만 보여주는 셈이다. 오세영의 소설 ‘원행’을 원작으로 영화 ‘영원한 제국’을 통해 ‘정조 전문 감독’으로 통하는 박종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박 감독은 “두 세력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힘을 보여줘야 하고 힘은 곧 무력으로 이어진다” “성적인 욕망도 담겨있다”며 다양한 볼거리로 시청자를 사로잡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채널CGV측은 “방송시점은 ‘별순검’보다 늦었지만 케이블 최초의 사극으로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OCN “TV영화는 우리가 원조”
TV영화의 선구자 격인 OCN은 성인 사극으로 마니아층을 지켜가겠다는 입장이다.
20일 방송 예정인 ‘메디컬 기방 영화관’은 조선 숙종 때 한양의 기방을 배경으로 성(性)상담이 담긴 퓨전 사극이다.
OCN은 2004년 에로영화계의 거장인 봉만대 감독을 영입해 최초로 TV영화(동상이몽)를 만든 이후 ‘가족 연애사’. 스릴러물 ‘코마’, 멜로극 ‘썸데이’, 에로틱미스터리극 ‘이브의 유혹’, 코믹작 ‘키드갱’ 등 다양한 장르를 제작했다.
성적도 좋았다. ‘동상이몽’은 당시 평균 시청률 2.9%(자체 집계)를 기록해 방송관계자를 놀라게 했고 TV시리즈로 부적합한 스릴러물인 ‘코마’도 예상외로 큰 인기를 얻었다. 16부작 코미디 ‘키드갱’은 무려 40억 원을 쏟아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었다.
온미디어 홍보팀 안애미 차장은 “CSI는 미국 지상파(CBS) 제작이라 아직 맞대결이라고 보기 어렵다. 케이블만의 독특한 장르가 가능하므로 앞으로 노하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한드’의 가능성과 과제
‘8일’을 연출한 박종원 감독은 5년 내로 (케이블)TV영화에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청률도 5%를 넘어 3년 내에 두 자릿수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2년 전부터 미드처럼 TV영화를 기획해왔는데 이번에 기회가 왔다”며 “톰 행크스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왜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겠느냐.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이들 1년 수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다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장밋빛 미래와 달리 아직 걸음마 수준인 국내 케이블 드라마가 해외에서 통할 지는 미지수다.
‘별순검’의 해외판매를 맡고 있는 MBC플러스 정재훈 차장은 “솔직히 케이블에서 만든 드라마가 호평을 받은 적이 없다. 해외 판매 세일즈 자체가 안정지향적이라 작품 하나에 대한 평가보다 어디서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널CGV 관계자는 “보통 샘플 테이프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데 ‘8일’의 방송이 시작돼야 해외판매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중요한 네트워크가 미흡한 것도 넘어야 할 과제다.
정 차장은 “해외견본시에서 해외 판매 경험이 많은 CJ측의 도움을 얻고 있다. 아직 덜 알려진 케이블 콘텐츠가 알려지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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