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 ‘밀양’ 외에도 1일 오후6시5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6회 시상식에는 추운 날씨 속에도 참석한 스타들의 거침없는 입담 대결로 배꼽 잡는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이 이어졌다.
●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은 지난 청룡영화상에선 번외상인 한국영화최다관객상에 그쳤지만 단편영화상 시상에 이어 ‘디 워’로 시각효과상을 거머쥔 심형래 감독.
영화제 첫 수상의 기쁨을 맛본 그는 “눈물이 나려는데 눈물 마케팅이라고 할까봐 자제 중”이라며 “많은 이들의 열정이 담긴 영화인데 귀한 상을 줘 먼저 번 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 “이 생명 다할 때까지 한국영화를 사랑하겠다.”
‘오발탄’ ‘사람의 아들’ ‘말미잘’ 등을 내놓은 ‘거장’ 유현목 감독은 공로상 수상을 위해 불편한 몸을 휠체어에 이끌고 무대에 올라 가득 메워진 객석뿐만 아니라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까지 숙연하게 만들었다.
“내년이 결혼 50주년”이라며 아내 박인자 여사의 손을 꼭 잡고 등장한 유 감독은 “내가 여든 살이 넘었는데 얼마 있으면 이 생을 마감하지만 이 생명 다할 때까지 한국영화를 사랑하겠다. 불쌍하고 어려운 한국영화를 사랑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장 감독의 ‘마지막 투혼’에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등 원로 영화인들부터 문성근 김혜수 조승우 송강호 조인성 등 후배 배우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 ‘부부’ 최동훈 감독-안수현 PD 동반 TV 나들이
‘타짜’로 각본/각색상을 거머쥔 최동훈 감독은 “현재 세 번째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부부싸움을 애써 참아주는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재치 있게 소감을 말했다.
그리고 최 감독의 아내인 ‘그놈 목소리’ 안수현 PD는 이날 음향상을 대리 수상해 부부가 나란히 상을 받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 첫 단독 MC로 나선 송윤아는 “혼자이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다”며 오프닝부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타고난 몸치”라고 강조한 그녀는 가수 박진영의 축하무대 도중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깜짝 댄스를 추며 ‘약속대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
●... ‘M’의 이연희와 ‘즐거운 인생’의 장근석은 가수 못지않은 노래 실력을 뽐냈다. 이연희는 가수 보아가 불렀던 영화 주제곡 ‘안개’를 완벽한 라이브로 선보였고 장근석 역시 록 밴드 트랜스픽션과 함께 영화 주제곡 ‘터질거야’를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소화했다.
●... ‘우리동네’에 함께 출연한 오만석과 이선균은 잘 알려진 대로 오랜 친구 사이. 음향상 시상을 함께 나온 이선균이 “아름다운 여배우들이랑 서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하자 오만석은 “피차일반입니다”라고 받아치며 티격태격 14년 지기 우정을 과시했다.
●... ‘밀양’으로 남우주연상을 탄 ‘연기파’ 송강호는 신인남우상 후보들을 향해 “너무 잘하지 말고 살살 하라”는 애교 섞인 부탁을 했다. ‘황진이’의 최윤하 PD는 “혜교씨가 정말 예쁜데. 여기 왔으면 다들 좋아했을 거예요”라며 해외 촬영으로 불참한 송혜교 대신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챙기며 그녀의 근황을 전했다.
●... 편집상을 시상한 이한위는 “영화제 참석이 처음이라 오늘 청담동 가서 머리를 하고 왔다”며 “저도 인생에 편집이 많았는데 이제 그 자리를 고등학교 후배 박철민에게 넘겨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어 주변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양회성 인턴 기자 yohan@donga.com(사진 오른쪽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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