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데뷔 40년’ 팬들이 차리는 잔칫상

  • 입력 2007년 12월 3일 19시 55분


"40년 이라니. 아이, 말도 안돼요. 참 세월이 빠른 건 알았지만 숫자를 생각하고 살지 않아서 이번에야 40년이 됐다는 걸 알았어요." (윤정희 씨)

1967년 1월1일 개봉한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원로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 ¤ 63) 씨의 데뷔 40주년 기념 특별전이 팬들의 주최로 열린다. 원로 배우의 데뷔 연도를 기념하는 행사는 국내에선 이례적인 일.

이번 행사를 기획한 네이버 '윤정희 팬 카페' 운영자 안규찬(46) 씨는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척박한 환경에서 고생한 원로 영화인을 재조명하고 싶었다"며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협찬을 받지 않고 팬들의 힘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지금껏 나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워 남편(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과 함께 '세상에 이런 일도 있나'했다"며 "언제까지나 영화계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을 팬들이 알아주셨나보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영화감독 김수용, 배우 신성일 작가 김승옥 성우 고은정 후배 안성기 유지인 박중훈 씨 등이 참석한다.

데뷔작이 서울 개봉관에서 당시로선 기록적인 수치인 27만 명을 동원해 스타덤에 오른 윤 씨는 이후 '안개' '강명화' '내시' 등 출연작마다 큰 흥행을 기록하면서 톱 여배우로 군림했다. 60년대 남정임 문희 씨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대종상 등 국내 영화제에서 48회의 상을 받았으며 현재는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두 개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윤 씨는 기회가 되면 언제든 영화에 출연할 예정. "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던 그레타 가르보 보다는 변하는 모습까지 팬들에게 선사했던 잉그리드 버그만처럼 살 거여요."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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