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학력위조 외에 밝히지 못한 말 더 있어…” 눈물

  • 입력 2007년 12월 5일 16시 07분


가수 인순이(50)가 지난 9월 학력 위조 사건 이후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놓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인순이는 5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인순이의 거위의 꿈 - 우리는 누구나 꿈꾸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연 특별강연에서 "학력위조 외에 차마 밝힐 수 없어 가슴에 묻고 있는 말이 더 있다"고 말했다.

인순이는 "얼마전 기자분께 학력을 묻는 전화가 왔을때 '날 빗겨갔으면 했던 것이 결국 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고 웃는 사진을 넣어주시고, 욕을 먹을지언정 동정받지 않게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며칠 뒤 기사를 확인하고 긍정적이고 격려를 주신 리플에 오히려 '나 죽어버릴까봐'라는 생각을 했다"는 그녀는 "한동안 기운이 없었다. 이 이상 내가 더 착해질 수 없는데... 앞으로 본의 아니게 사고를 친다면 어떡하지? 그때는 저를 봐주시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포털 사이트 프로필과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포천고등학교의 전신인 포천여자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왔던 인순이는 고등학교를 입학하지 못해 경기도 포천 청산중학교가 최종 학력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학력 위조 이야기를 어렵게 꺼낸 인순이는 더 할말이 있는 듯 말을 잇다가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아직도 내 안에는 얘기 할수 없는 게 너무 많아요. 그 이야기는 못해요. 거짓말은 안했어요. 얘기를 못했을 뿐이지. 너무 많은 분들이 저에게 책을 쓰자고 하세요. 하지만 그 책을 쓰면 어떤 결과가 올까 너무 무섭습니다. 그 책을 썼을 때 엄마, 아버지, 할아버지 일들까지 써야하는데 그대로 쓸 것인가, 미화할 것인가... 너무나 많이 가슴에 안고 살다 보니 오늘같이 가끔은 이야기하고 싶은 때가 있네요."

이날 인순이는 혼혈아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 혼혈가수로 살면서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강의실을 채운 400여명의 대학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천주교 신자로 세실리아라는 본명을 갖고 있는 인순이는 그동안 에이즈어린이 돕기, 지체 장애인과 독거 노인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행복가정만들기 등 자선 공연과 패션쇼 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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