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췌장 이식 부부 “불우이웃도 도와야죠”

  • 입력 2007년 12월 14일 17시 21분


“앞으로 불우이웃도 돕고 고아를 위해 사회사업도 할겁니다.”

지난해 SBS TV ‘김미화의 U’에서 아내에게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해 화제를 모은 백현국(47) 씨가 자선 경매에서 ‘큰 손’으로 나섰다.

2006년 1월 12일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연인을 위해 그는 국내 최초로 두 장기를 반씩 떼어준 데 이어 이번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갑을 활짝 연 것.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에메랄드홀에서 진행된 ‘김미화의 U’와 함께한 자선 바자회.

백 씨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 박춘화(33) 씨의 손을 꼭 잡고 나타나 사회저명인사가 내놓은 물품에 ‘거침없이’ 가격을 불렀다.

가수 심신이 내놓은 순금 10돈짜리 열쇠를 시작으로 백 씨의 손은 꾸준히 올라갔다. 사회를 맡은 김미화가 “저 분을 가격만 높이러 오신 것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이날 그가 낙찰받은 물품은 접이식 자전거(9만원)와 조선 고종의 증손녀 이홍 씨가 내놓은 자개 보석함(90만원). 구입 금액만 100만 원에 달했고 책자, 의류 등 다양한 물품을 구입했다.

그는 기자를 만나 “그냥 불우이웃을 도울 수도 있는데 이렇게 좋은 물건을 얻으면서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면서 “앞으로 불우이웃이나 고아를 돕는 사회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저 친구(아내)가 건강해져서 좋습니다. 수술 전에는 거의 죽음까지 갔는데 이젠 거의 정상인이 다 됐어요. 하지만 아기를 갖기는 아직 힘들어 보입니다.”

오는 17일 결혼 1주년을 맞는 이들 부부는 “작년에 ‘김미화의 U’에 두 번이나 출연했고 덕분에 결혼식도 성대하게 잘 올려서 감사의 의미로 참석하게 됐다”면서 행사장에 모인 중년 여성들의 따뜻한 축하인사를 받았다.

아내 박 씨는 “낼모레가 결혼 1주년인데 뜻깊은 보석함을 얻었다. 깜짝 선물이 아니라 김이 새긴 해도 예쁜 보석을 담아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현재 백 씨는 부동산 사업과 아내가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운영하는 퓨전 레스토랑 일을 돕고 있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그에게 결과를 물었다.

“검사 결과 약간의 당뇨도 발견됐고 신장도 좀 안 좋게 나왔어요. 체중도 많이 나가고 술 담배를 해서 (아내에게) 혼났습니다. 내년부터 낙찰받은 자전거로 운동 좀 해야겠네요. 허허”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