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재입대’를 둘러싼 5가지 쟁점

17일 재입대한 가수 싸이(30.본명 박재상)는 부실근무로 다시 군복을 입게 됐다. 7개월 동안 싸이가 겪은 뒷이야기와 재입대와 관련된 궁금증을 담아봤다.

●내부 고발로 재입대?

싸이의 재입대는 산업기능요원 복무 당시 ‘부실 근무’가 핵심이다.

2004년 1월 산업체 동료인 김모 씨는 병무청에 싸이의 부실 근무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고 MBC 신강균의 ‘사실은’을 통해 일부 보도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결심공판에서 싸이 측은 싸이와 김모 씨의 대화와 김모 씨가 검찰 조사에서 말한 내용이 상반된다고 주장했으나 결과적으로 검찰 조사 내용이 신빙성을 얻었다.

이런 가운데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거나 몇몇 마친 연예인들은 납작 엎드린 채 ‘불똥’을 피하고 있다.

●병무청 실태조사에서 이상이 없었는데, 왜?

서울지방병무청은 2003년 2월과 5월, 2004년 1월과 11월 등 4회에 걸쳐 실태조사를 했다.판결문에 따르면 병무청 소속 공무원은 싸이가 출근 후 사무실 내에 근무하고 있는지를 주로 확인했고 별다른 지적사항없이 실태조사를 마쳤다.

문제는 이 실태조사에서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업무 내용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판결문에 명시된 것으로 병무청이 ‘출석 체크’만 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

싸이 측에서는 당시 지적이 없다가 뒤늦게 ‘업무 내용’으로 지적한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행정법원은 병무청 공무원이 실태조사에서 별다른 지적이 없었어도 산업기능요원 복무와 관련해 신뢰의 대상이 될 만한 어떠한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여기엔 싸이가 사실상 업무 수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숨긴 채 실태조사에 응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복무 마친 후 재입대의 법적 근거

대법원(1995.2.28 선고 94누7713판결)은 행정처분 당시 하자가 없었고 그 처분 후에 이를 취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어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경우나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 그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싸이는 병역특례비리 조사가 착수되면서 이 부분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함께 수사를 받던 공인 중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었기에 ‘시범 케이스’의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부터 서울동부지검이 연일 브리핑을 통해 싸이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여론은 자연스레 싸이의 ‘재입대’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였다. 앞서 검찰은 3월부터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사실상 싸이의 재입대가 유력해지면서 ‘현역 입영’을 놓고 병무청과 싸이 측의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싸이 측은 12월 중순까지 현역입영을 막았지만 병무청은 17일 현역 입대를 명령했다.

●시간을 끌었으면 면제도 가능했다?

싸이가 2주만 버텼으면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질 수도 있었고 1년을 더 버티면 면제도 바라볼 수 있었다. 병역법 71조 본문에는 징병검사 현역입영, 공익근무요원의 소집의무를 만31세부터 면제한다고 나와 있다.

1년 2주를 더 끌었으면 면제까지 바라볼 수 있지만 싸이처럼 산업기능요원 편입 취소된 사람은 5년이 추가된다. 즉 36세부터 면제가 되기 때문에 싸이의 경우 5년 뒤인 2012년 12월 31일까지 취소 처분을 내려도 공익근무요원으로 재입대해야 했다.

●왜 4개월만 단축됐나?

싸이는 2002년 12월 26일부터 2005년 11월 13일까지 약 35개월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다. 하지만 병무청은 재입대를 통보하면서 4개월만 단축시켰다.

산업기능요원 4개월은 현역 군복무 1개월로 환산된다. 때문에 싸이는 복무기간이 9개월 가까이 줄어야하지만 병무청은 2004년 6월 23일 이후부터 복무만료시점까지를 ‘부실 복무’로 봤다.

2002년 12월 26일부터 1년 6개월, 즉 16개월의 복무기간만 인정해 4개월만 줄어들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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