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주자’ 심신 “이제와 동방신기 인기 바라겠나”

  • 입력 2007년 12월 24일 13시 54분


186cm의 훤칠한 키에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는 여전했다. 인터뷰 장소에서 멀찍이 지나치는 사람들도 한 눈에 알아볼 정도였다.

90년대 초 쌍권총 춤으로 ‘오빠 부대’를 쓰러뜨린 심신. 숱한 난관을 딛고 6년 만에 복귀해 오랜만에 팬들과 연말을 맞이하게 됐다.

24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8090콘서트를 앞두고 만난 그는 “지방에 크고 작은 공연에 다니면서 팬들을 많이 만났는데 반가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다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제 길을 갈 수 있는 궤도에 들어선 것 같다”며 신인가수 못지않게 들뜬 표정을 지었다.

90년대 초 김건모, 신승훈, 김민종 등과 함께 인기의 절정을 달렸지만 시련의 세월이 더 길었다. 두 차례 대마흡연으로 정식 복귀하는데 무려 12년이 걸렸다(2001년 8월 7년 만에 공중파에 복귀했지만 곧바로 구속됐고 올해 1월 KBS 출연규제가 해제됐다). 그 사이 결혼도 했고 9살 난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둔 아빠가 됐다.

심신은 “이제와서 동방신기나 SG워너비 같은 인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면서 “가수로서 관객들에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기성 팬들에게는 새로운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국에서 공부한 재즈로 앨범을 내고 싶다”고도 했다.

예전과 달리 음악프로그램이 줄어들고 오락프로그램이 ‘대세’라 출연도 해봤지만 어색했다. 그래서 무대를 찾아 이곳저곳 뛰어 다녔고 하루 6시간씩 연습실에서 살았다.

심신의 복귀에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팬이었다. ‘심신 재기위원회’라는 카페를 만들어 9만 명의 회원이 뜻을 모았다. 심지어 스케줄을 만들어줄 정도였다.

“올해 7월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대한민국 음악대향연은 팬들이 연락해서 섭외까지 해줘서 섰어요. 이제는 제 뜻과 관계없이 그분들을 때문에라도 책임감이 생깁니다.”

공연장에서 팝송,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지만 여전히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부를 때가 함성이 폭발한다고.

“특히 마이크 스탠드를 꺾고 열창할 때 좋아하세요. 그동안 공부한 조용한 재즈 음악도 보여드리고 때로는 트로트 ‘머나먼 고향’도 불러요. 미국에 있을 때 한국을 그리워하면서 노래방에서 자주 부른 노래였죠.”

반대로 그를 따라다니는 ‘과거의 히트곡’과 ‘출중한 외모’가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릴 때 외모 위주로 관심을 가져서 음악가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다. 오랜 세월 방황의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가수가 되려고 노력했다”면서 “이제야 가수가 됐다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공부했다는 생각으로 내년부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돌아온 오빠’ 심신 “이제야 가수가 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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