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달군 5가지 연예계 키워드

  • 입력 2007년 12월 27일 0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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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예인 부부의 파경, 고구려 사극 열풍, 끝없는 TV의 선정성 등 올해 방송연예계에도 여러 사건과 트렌드가 잇달았다. 5가지 키워드로 올해 방송 연예계를 정리했다.》

1. GO구려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인물이 고구려 영웅이었다. 23일 끝난 ‘대조영’을 비롯해 ‘주몽’과 ‘태조왕건’, ‘용의 눈물’의 이환경 작가와 유동근이 만난 ‘연개소문’, 430억 원의 제작비와 한류스타 배용준(사진)을 내세운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 등 1년 내내 고구려 사극이 이어졌다.

고구려 드라마는 중국의 동북공정, 대선 정국과 리더십,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적 허구의 절충, 과도한 영웅주의 사관 등을 배경으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2. 독한 TV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 소재들이 일부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TV가 독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부간의 치정을 상황극으로 꾸민 ‘페이크(fake) 다큐멘터리’ 등이 그것. CJ미디어 계열의 케이블채널 tvN이 선보인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이 주목받자 여러 케이블 채널이 뒤를 따랐다. 케이블 채널이 자체 제작한 드라마 ‘이브의 유혹’ ‘메디컬 기방 영화관’ 등에서는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이긴 하지만 선정적인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상파도 ‘독한 유머, 독한 장면’을 내세웠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사진) ‘라디오 스타’ 등에서는 출연자들이 거친 언변으로 대마초, 표절, 음주운전 등 과거 토크쇼에서 다루지 않던 연예인의 약점을 꼬집어 냈다. 인신공격이 많은 ‘호통개그’ ‘막말개그’ 등도 트렌드를 이뤘다. 드라마도 불륜녀인 동생 친구와의 격투기(SBS·내 남자의 여자), 바람난 남편을 빨래판으로 가격하는 아내(SBS·조강지처 클럽) 등 자극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3. 2인자

1인자는 가라. 2007 한 해는 1인자의 자리를 노리던 2인자들의 전성시대였다. ‘무한도전’의 거성 박명수(사진), 식신 정준하, 단신 하하, 뚱보 정형돈이 1인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걸쭉한 입담으로 케이블TV나 인터넷라디오 등 비주류 ‘뒷담화’계를 석권했던 김구라는 광고 출연과 방송사 MC로 인정받았다. 사극에서도 2인자는 빛났다. ‘이산’을 떠받드는 책사 홍국영은 1인자를 보위하는 2인자로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홍국영 어록’ ‘홍국영 전법’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4. 글루미 연예계

연예인 부부들의 불미스러운 모습들이 터져 나왔다. 과도한 혼수 문화의 실태를 뒤돌아보게 한 이찬 이민영 부부, 노골적인 말싸움을 벌인 박철 옥소리 부부 등. 연예인들을 상대로 한 협박 사건도 터졌다. 조폭에게 협박당한 권상우에 이어 아이비는 전 남자친구에게서 몰카 동영상을 유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여기에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의 자살까지 겹쳤다.

5. 외인(外人) TV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스코필드의 한국식 이름·사진), ‘C.S.I’의 길 반장, ‘튜더스’의 마여수(조너선 리스 마이어스의 한국식 이름)까지. 미국 TV 스타들이 졸지에 동네 아저씨나 오빠로 다가왔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의 TV 출연도 줄을 이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미녀(美女)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최근엔 한국어를 배운 지 ‘구달’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엉뚱녀 브로닌, 엉뚱한 ‘교태’로 인기가 치솟은 우즈베키스탄의 자밀라 등이 ‘미수다’의 중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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