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일 1, 2회가 방영된 KBS 1TV의 새 대하드라마 ‘대왕 세종’이 평균 시청률 22.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기록하면서 주간 시청률 집계에서 8위를 차지했다. 같은 시간대 드라마인 MBC ‘겨울새’(13.9%)와 SBS ‘조강지처 클럽’(19%)을 단숨에 눌렀다.
세종 역을 맡은 김상경 대신 아역이 출연하는 충녕대군의 어린 시절 이야기였지만 첫 회부터 궁중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충녕대군이 실종되는 등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이어지며 눈길을 끌었다. 고려 왕조의 부활을 도모하는 비밀결사조직의 등장도 긴장을 더했다.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고 태평성대를 이룩한 성군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건국 초기였던 시대 정황을 감안하면 그는 신생국 조선의 토대를 다진 리더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조선의 왕이 중국의 압력과 신하들의 견제를 극복하고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는 극적 사건들이 이어지는 때다. 드라마는 또 세자였던 양녕대군과 경쟁자였던 충녕대군의 측근들이 왕위를 둘러싸고 벌이는 미묘한 경쟁에도 초점을 맞췄다.
방송계에서는 ‘대왕 세종’의 빠른 연착륙에 대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담긴 것 같다. 세종의 성군 이미지가 본격적으로 방영되기 시작할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성근 PD는 “그 시대에 무엇이 이뤄졌는지를 보여주기보다는 그 이룸에 이르기까지 어떤 이유와 사연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며 “곧 세종이 왕위에 올라 태평성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일 방영된 첫 회 도입부의 설정 일부가 2006년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가 이정명 씨의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작품) ‘뿌리 깊은 나무’와 비슷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뿌리…’는 세종 때 한글 창제를 둘러싼 신구세력의 갈등을 다뤘다.
이 책의 출판사 밀리언하우스는 “궁중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된 종사관의 시신에서 수수께끼의 글귀가 발견되는 드라마 설정과 우물에서 건져낸 집현전 학사의 시신에서 새겨진 암호가 드러나는 소설의 설정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김 PD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지만 그 내용을 드라마에 가져오진 않았다”며 “대본을 쓴 윤선주 작가는 이 책을 읽은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화보]KBS 대하사극 ‘대왕 세종’ 촬영 현장
[화보]첫회부터 폭발적 시청률 KBS 대하사극‘대왕 세종’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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