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광록, 자작시 직접 낭송… KBS2 ‘낭독의 발견’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01분


▽KBS2 ‘낭독의 발견’(밤 12시 45분)=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올드보이’, MBC 드라마 ‘닥터 깽’ 등에서 낯설지만 정겨운 개성을 선보인 배우 오광록을 만난다. 오 씨는 1982년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데뷔한 후 느릿하고 나직한 목소리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열여섯 살 때부터 시를 써 왔다. 빼곡하게 자작시를 적은 노트를 차곡차곡 바닥에 쌓으면 가슴 높이까지 올라온다. 프로그램 첫 부분에서 오 씨는 최근에 쓴 자작시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가도’를 암송하며 등장한다.

비가 좋아서 아침에 비가 내리면 학교에 가지 않았다는 고등학교 시절 얘기, 집 앞 텃밭에서 7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도 나눈다. 그는 “비 내리는 아침이면 시집 한 권, 노트 한 권을 가방에 넣고 서울 성북역에서 정처 없이 기차에 올랐다”고 회고했다. 고교 3학년 때 30일 이상 결석하고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선로 수리공이 되기를 꿈꿨다는 오 씨의 사춘기 자작시도 들어 본다.

그는 좋아하는 시인으로 김수영, 정지용, 백석, 김기림을 꼽았다.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를 암송하며 오 씨는 “모든 시어가 보석처럼 빛난다”고 찬탄했다.

개성 있는 연기자의 모습을 넘어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삶에 스며든 시가 생활에서 묻어나오기를 기다린다”고 말하는 오광록의 영혼을 만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