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태산은 ‘영혼이 깃든 산’으로 보고 오래 전부터 숭배의 대상이었다. 태산은 노자를 시조로 한 도가 사상의 요람. 태산에 위치한 도교 사원은 옥황상제와 벽화원군 등 태산의 신들을 모신다. 중국의 역대 왕들은 이곳에 올라 태산의 신들에게 제를 올리는 ‘봉선의식’을 치렀다. 화산(華山), 숭산(嵩山), 형산(衡山), 항산(恒山), 태산 등 중국 명산 오악(五嶽) 가운데 으뜸으로 대접받으며 ‘오악독존(五嶽獨尊)’이라 불리는 것도 태산이 도교의 성산(聖山)인 까닭이다.
태산에는 중국 고대 전설의 황제(黃帝)를 비롯해 공자 두보 등 수많은 성현과 시인 묵객이 다녀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고대 건축물은 약 40여 개. 바위와 비석에 남긴 석각(石刻)만 2000여 개에 이른다. 태산은 1987년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다.
공자는 일찍이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아 보인다”고 했다. 시인 두보는 “태산에 오르면 다른 산이 보이지 않는다”고 찬탄했다. 중국인들이 평생 과업 중 하나로 여기는 태산 오르기. 영웅호걸과 현자들이 올랐던 길을 따라가 본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