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무리 속에서 생활하는 남자

  • 입력 2008년 2월 4일 02시 54분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늑대가 된 사나이’(오후 7시)=늑대를 연구하기 위해 늑대 인간이 된 남자가 있다. 영국인인 숀 엘리스는 15년 동안 폴란드와 미국에서 늑대를 연구했으며 ‘더 울프 토크’(2003)와 ‘스피릿 오브 더 울프’(2005)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2005년부터 영국 데번 주 북쪽에 위치한 ‘콤 마틴 야생동물공원’에서 늑대와 함께 생활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계급체계가 엄격한 늑대 무리에 인간이 끼어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숀은 어미에게서 버려진 새끼 늑대 3마리를 보살피면서 늑대의 삶 속에 끼어든다. 새끼 늑대의 지도자 역할을 자처한 숀은 새끼 늑대들에게 거친 늑대의 삶을 가르친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는 늑대 무리에서 먹고 자고 싸우며 늑대들에게 동화된다.

가장 눈여겨볼 만한 장면은 식사시간. 늑대는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고 강화하기 위해 식사시간을 활용한다.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를 자처했던 숀은 가장 좋은 부위인 염통, 콩팥, 간 등을 취해야 했다. 날것으로 먹을 수 없는 숀은 먹이의 배를 미리 갈라 염통 등을 살짝 익힌 후, 다시 배 속에 집어넣고 늑대처럼 먹는 방식을 택했다.

숀은 또 침입자 늑대가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를 모방해 녹음했다. 그는 이 녹음을 늑대 피해가 많았던 농장에서 틀도록 했다. 6주 후, 그 농장에는 늑대의 침입이 사라졌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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