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열전’ 망가져야 안 잘린다?

  • 입력 2008년 3월 15일 07시 52분


‘좋은 캐릭터 하나, 스타 열 명 안 부럽다.’

주말 안방극장을 점령한 ‘무한도전’(MBC)과 ‘1박2일’(KBS)이 톡톡 튀는 캐릭터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유반장, 강파치노, 하찮은 형, 은초딩, 상꼬맹이, 허당….

‘리얼 버라이어티’(무한도전)와 ‘야생 버라이어티’(1박2일). 사실 표현만 다를 뿐 기본적인 형식은 크게 다르지 않고 고정 출연자도 6명으로 같다. 서로 닮은 듯 다른 듯한 이들 12명이 시청자들에겐 어떻게 비쳐질까. 캐릭터를 비교해 조목조목 따져봤다.

유재석 VS 강호동

이들 모두 프로그램을 이끄는 리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른 멤버들을 통솔하고 수위를 조절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 강호동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카리스마 넘치는 형이라면, 유재석은 멤버들을 보듬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누나 같은 존재다. 그러나 유재석은 ‘하찮은 형’ 박명수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고, 강호동은 ‘은초딩’ 은지원에게 번번이 당해 할 말을 잊는다.

박명수 VS 김C

‘거성’ 박명수. 호통개그의 1인자. “너는 대체 잘 하는 게 뭐냐”는 막말로 동생들 마음에 상처를 주지만, 정작 속마음은 따뜻한 ‘하찮은 형’이다. 지상열 대신 중간에 합류한 조용한 2인자 김C. 팀 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C는 기존 멤버들과 다른 차분한 색깔로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춰준다. 만사가 귀찮은 듯 툭툭 던지는 촌철살인의 한 마디는 멤버들에게 생활의 진리다.

정준하 VS 이수근

‘동네 바보형’이라는 바보 콘셉트에서 ‘식신’에 이르기까지…, 정준하의 변신은 무한도전을 만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자신을 낮춰 ‘1인자’와 ‘2인자’를 떠받들어주고 철부지 동생들을 다독인다. 야생에 빠르게 적응하는 이수근. 힘들어도 투덜대는 일 없이 중간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나같이 튀는 멤버들 사이에서 위아래를 잘 아우르는 ‘미들 맨’에서 ‘믿을 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하 VS 은지원

만약 이 둘이 만나 함께 방송을 한다면, MBC ‘환상의 짝꿍’ 정도? ‘상꼬맹이’ 하하. 꼬마 하하는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체적 특성을 극대화한 캐릭터이다. 그의 모친 김옥정 여사가 꼬마에서 ‘상꼬맹이’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줬다. 가수출신이지만 시청자들은 대부분 개그맨으로 알고 있다. ‘은초딩’ 은지원. 한때 카리스마강한 아이돌 스타였다. 하지만 지금은 ‘은초딩’이란 별명이 더 정겹다. 떼쓰기, 심술부리기, 견공 상근이와 티격태격 싸우는 꼴이 영락없는 ‘초딩’이다.

정형돈 VS 이승기

‘어색한 뚱보’ 정형돈,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개그맨이다. 무한도전에서 자선콘서트를 열기 위해 만든 그룹에서 리드보컬을 맡았다. 멋들어지게 노래는 잘했지만, 역시 웃기는 일은 버거워 보인다. ‘허당’ 이승기. 누나들의 로망이던 국민남동생 이승기가 헐렁한 모습으로 돌아와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도시의 샌님 같은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노홍철 VS MC몽

‘돌아이’ 노홍철. 노란 머리에 검은 수염을 기르고 언뜻 흉악스러운 얼굴 표정을 지으며 저질춤을 남발하지만 동물을 무서워하는 겁 많은 총각이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 ‘퀵 마우스’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소심한 수다쟁이.

‘야생원숭이’ MC몽. 복불복게임에서 이기려고 반칙을 서슴지 않는다. 덕분에 그가 출전하는 모든 게임은 저질로 추락한다. 어느 멤버들보다 프로그램에 잘 적응해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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